아이는 또 한 걸음
고등학교 원서 접수 & 꿈틀리인생학교 원서 접수
원서 쓰는 주간.
지난 한 주는 아이의 두 가지 입학 원서를 쓰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던 한 주였다.
하나는, 후기고 입학 지원서.
내년에 곧바로 고등학교에 입학하진 않겠지만 내후년에 입학할 가능성이 없지 않고, -본인 말로는 현재까지 2,30% 정도의 가능성이라고- 꿈틀리인생학교에서 연락을 받기로 서울시에서 부분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후기고 지원을 하라고 연락이 오기도 했다.
다니고 싶은 고등학교(서울 전역, 거주 구역 내 각각) 1 지망, 2 지망이 적힌 입학지원서와 검정고시 점수를 들고 직접 서부교육청에 접수를 해야 했다.
학교 선택에 있어서 아이는 역시나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집에서 가까운 곳이었으면 좋겠다고, 다만 여고에 다녀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그래서 우리는 가까운 거리에 있거나 교통이 편한 여고를 우선으로 고등학교를 간추렸다. 이 학교들에 대해 주변 지인들의 평가를 들어볼까 했지만, 각자가 무게를 두는 가치가 다르고, 같은 상황도 각자 다르게 받아들인다는 것을 살면서 배워왔기에 물어보지 않기로 했다. 다만 우리 부부가 학교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 했던 단 하나의 행동은 학교 홈페이지에 들여다보기였다. 그리고 홈페이지를 보면서 가진 우리의 기준은 메인 페이지에 이번 학년도 명문대 입학생에 관한 배너가 걸려있지 않은 학교였다.
그리고 또 하나는, 꿈틀리인생학교 지원서.
이곳 지원서는 지원자뿐 아니라, 부모도 함께 써야 할 내용이 많았다. 그중에 자신이 쓰는 자기소개서와 부모가 쓰는 학생 소개서가 따로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지원서 양식을 출력해두고 아이도 우리 부부도 일주일 간 천천히, 곰곰이 생각하며 써 내려갔다.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할 때의 번거로움은 늘 있다. 형식적으로 보이는 것들도 막상 준비하다 보면 꼭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배움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후기고 지원서를 준비할 때도, 꿈틀리 지원서를 작성할 때도 그랬다. 학교를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그랬고, 아이를 소개하는 글을 쓰는 동안 그간 자라온 장면들을 떠올리며 그랬다. 아이도 본인에 대해서, 본인의 가까운 미래에 대해서 일주일 동안 생각이 깊었다. 원서를 작성하면서 우리 부부에게 보너스로 주어진 깜짝 선물도 있었다. 아이가 평소 가지고 있었던 부모에 대한 생각을 알게 되었다는 것. 물론 공식적인 제출이다 보니 좋은 점 위주로 써내려 갔겠지만, 아이가 작성한 출력물을 보면서 우리 부부는 참 감사했고 감사했다.
-------
아이는 또 이렇게,
느리고 단단한 한 걸음을 더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