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뼉 치는 아이
장수풍뎅이 영상을 보다 박수를 치는 아이가 몇이나 될까?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애벌레가 있다고 했다. 무슨 애벌레인지 모르지만 가만히 나두라고 유치원 선생님은 말했다. 다음날 선생님이 어항 하나를 갖고 와서 아침 인사를 했다.
"이 항아리가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하고 아이들에게 물었다. 아이들은
"사슴 벌레가 있어요?"하고 물었다. 선생님은 장수풍뎅이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아침 간식을 먹기 전에 장수풍뎅이에 유튜브 영상을 보여줬다.
장수풍뎅이가 애벌레였을 때는 아이들처럼 밖에서 놀고 싶어 했다. 하지만 천적들에게 잡혀 먹힐까 봐 밤에만 다닐 수 있었다고 했다. 애벌레는 썩은 나무에서 잠이 들었다. 20일 동안 잠들었던 장수풍뎅이 애벌레는 껍질을 깨고 일어났다. 비틀거리며 일어선 장수풍뎅이는 하얀 껍질이 검게 변했다. 유치원 한 아이가 일어서면서 박수를 쳤다. 나도 아이들도 쳤다.
이번 달은 유치원에서 직업에 관해서 알아보는 중이었다. 이 아이는 나중에 영화감독이 된다고 했다. 유독 동물을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다. 하지만 이 아이는 학기 초부터 문제가 많았다. 선생님이 말하는 동시에 "질문이 있어요." 했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면 먼저 하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는 아이다.
하지만 이 아이는 책을 동화구연하는 사람처럼 맛깔스럽게 읽는다. 말도 글을 읽는 것처럼 예쁘게 말한다. 문제이기보다는 순수하기 때문에 조절하는 것이 부족한 것 같았다.
이 아이는 바깥놀이를 나갈 때면 곤충들만 찾는다. 하루는 화단 옆에서 도마뱀이 나왔다고 이틀 동안 그 화단에 앉아 있었다. 둘째 날 아이보다 도마뱀이 지쳐서 화단 밖으로 나왔었다.
아이는 곤충 중에서 돌고래를 제일 좋아해서 돌고래, 상어 책을 읽고 돌고래 종류를 색종이, 클레이로 만들며 논다. 나는 돌고래같이 귀여운 아이가 스필버그 버금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루는 유치원 선생님이 아이들이 써낸 직업 쪽지를 알아맞히는 시간이 있었다. 선생님은 ㅂ, ㅈ 초성으로 되었다고 퀴즈를 냈다. 아이들과 우리는 어렵게 맞추었는데 "부자"였다. 아이가 벌써 부자의 꿈을 갖다니 앞으로 우리나라가 더 부강하겠다고 웃었다.
모두가 부자가 되고 싶다. 하지만 어떤 싹을 먼저 키워야 할지 생각하게 했다. 아이는 미래의 꿈 나무라고 한다. 동물을 무척 사랑하는 아이처럼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빠져 박수를 치는 아이가 많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