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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따뜻한 말이 안 나올까?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말자.

by 글지으니


저녁을 준비하면서 냉장고에서 이것저것 꺼내서 저녁밥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밥을 먹으려면 국은 필수이고 메인 요리 하나를 만들려고 하니 나는 바쁘다.


남편은 무엇을 먹을 거냐고 했다. 나는 "된장국!"이라고 말하니, 된장찌개로 끓이라고 한다. "먼, 된장찌개! 배추로 된장국을 끓일 건데!" 하니 이번에는 배추를 삶아서 손으로 조물 조물 해서 끓이라고 했다. 나는 "무슨 배추를 삶아서 조물조물 거려! 얼갈이 배추로 할 거!" 하며 나는 화를 냈다.


"뭐 도와줄 거 없어!" 하며 말하지는 않을 망정 "팥으로 하라, 콩으로 이렇게 해라"라 하니 기가 막혔다. 밥은 내가 하고 남편은 설거지를 담당한다고 하지만 늘 내가 미지는 장사인 것 같다.


밥을 먹고 난 남편은 나를 놀릴 생각인지 설거지도 안 하겠다고 했다.

"왜, 설거지를 안 하는 건데! 나는 밥 준비 했으니 알아서 해!"

이번에도 내가 속았다. 남편은 말만 그렇게 하는 것을 또 잊고 혼자 씩씩 거릴 뻔했다. 남편은 순순히 설거지를 할 거면서 내가 화내는 것이 재미있는지 늘 딴청을 부렸다. 그냥 좋게 하지 뭐 그렇게 비싸게 구는지...


그래도 남편 때문에 덜 지루하게 살게 해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며 오늘도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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