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하는 것!
생일 때가 되면 생일 축하한다고 밀렸던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가 있다. 결혼하고 멀리서 지내면서 만나지 못하는 친구지만 어느 날부터 친구는 내 생일을 챙겼다. 그렇게 나도 1년에 한 번이라도 전화하며 생일을 축하하게 되었다. 그렇게 1년 만에 생일 축하로 통화하다가 서울에 있는 친구들보다 제주에 있는 나와 오랜 친구가 되는 것은 "내가 행복한 친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내 서울 친구의 한 친구는 유부남을 만나고 있는데 그 부인이 이혼을 안 해준다고 욕하는 친구를 받아 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나자고 연락해도 그 만남이 불편해지면서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1년에 한 번 생일 때 통화하지만 각자의 생활에 충실하다 보니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말하다 보니 서로 즐거워지니 말이다.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 무얼까? 말 그대로 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생활에 최선을 다하고 사는 것이다. 친구의 한 친구는 이혼하고 유부남과 사귀면서 강남에 가게도 차려주고 차도 뽑아줬다고 한다. 사귀는 유부남에게는 중학생 아들이 있는데 그 부인에게 이혼 안 해준다고 욕하는 사람은 최후통첩에도 꿋꿋하게 자신을 지키려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친구란, 아주 가끔 전화로 안부를 묻더라도 그 친구가 아프면 걱정해 주고, 힘내라고 응원해 주고, 서로의 걱정을 공감하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이다. 20대 대학교 때 만난 친구는 잊을만하면 나를 찾고, 잊을 만하면 다시 연락하면서 벌써 40년 동안 지낸 친구 사이가 되었다. 순진한 나를 골리는 것이 재미있다며 늘 언니라고 하라던 친구 덕분에 오래도록 그 끈이 이어지고 있다.
예전에 이 서울 친구는 나와 만날 약속을 안 지켜서 나는 다시는 안 만난다고 하면서 연락을 끊었었다. 하지만 이 친구가 어떻게 우리 집을 찾았는지 우리는 다시 친구가 되었던 기억이 가물가물 생각난다.
그때 다시 안 만났으면 어쩔 뻔했을까? 40년이 넘게 만날 친구를 잃을 뻔했다. 이렇게 이 친구가 인연의 끈을 만들어주어 나는 늘 고맙다. 서울 친구는 찐이라 진국을 알아보는가 보다.
친구와 나는 잘 사는 것 같다. 돈도 좋지만 늘 사랑하는 사람을 도우면서 살아서 잘 살고 있는 것 같다. 사랑이 많은 친구와 사랑밖에 모르는 친구는 오랜 친구로 사랑하며 살고 있다.
서울 친구는 하나밖에 없는 남동생이 허리를 다쳐서 간호하다 호되게 아팠다고 했다. 조금만 더워도 추워도 몸에 알레르기가 생겨 엄청 고생했다고 했다. 사랑이 많은 친구와 사랑 밖에 모르는 나이지만 친구가 덜 사랑하고 덜 아팠으면 좋겠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릴 적 소꿉친구와 힘들 적 대학교 친구처럼 나에게 다가오는 친구는 없다는 것이 나를 슬프게 한다. 하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어릴 적 친구와 대학교 때 서울 친구를 생각하면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지면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난 행복한 친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