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다.

꽃씨까지.

by 글지으니


나는 무엇을 남기고 있는 걸까? 꽃은 아름다움을 주고도 꽃씨까지 남겼다. 나는 다행히 결혼해서 아이 둘을 낳았으니 다행이다. 나도 꽃처럼 아름답게 살다가 꽃씨마저 아름다운 꽃을 피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두는 꽃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될 수 있고 아빠가 될 수 있고 아들, 딸이 되어 꽃처럼 늘 행복을 전해 줄 수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예쁜 꽃잎들이 하나 둘 시들어 보였다. 포장한 채로 물병에 꽃아 두었지만 혹시 포장지 사이에서 꽃이 물을 못 먹는 것은 아닌지 포장을 풀기로 했다. 한 겹 한 겹 묶인 끈을 풀고 포장지 하나하나를 걷어냈다. 끈이 몇 개인지 모르고 고급스러운 포장지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이 꽃을 파는 사람은 아마 예술적인 감각이 세련된 사람 같았다. 아마 미술을 공부한 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만큼 흰색, 연두, 파란, 보라의 꽃에 흰색, 하늘색 포장지의 색이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 같았다. 이 꽃다발을 만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들어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 만 원의 꽃다발도 이렇게 사람을 감동시키기 위해 많은 시간을 기다렸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우리들의 일은 아무 보잘것없는 일이라도 한 그릇의 배고픔을 달래주고 죽어가는 사람을 일으키는 말 한마디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꽃을 보며 우리 모두는 하나의 아름다움을 갖고 다른 사람을 위해 꽃씨까지 남겨주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