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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

기꺼이 사랑한다

by 글지으니


"좋아하는 것이 이런 거구나!" 나는 노는 게 제일 좋아하는 뽀로로처럼 아이들과 노는 것을 좋아한다. 요즘 나는 유치원에서 아이들과 노는 선생님이 되었다. 오랫동안 내가 바라던 시간이었다. 한 해가 다 되어가서야 이런 평화를 느끼며 이 시간이 오래되었으면 좋겠다. 겨울이라 날이 추우면 밖으로 나가지 못하니 곧 아쉬울 것이다.


어제는 이 아이가 바깥놀이를 하고 교실로 들어갈 때 내 손을 잡았다. 이 남자아이는 자기와 놀고 싶은 예쁜 여자 아이의 손을 늘 잡곤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내가 밖에서 술래잡기 선생님이 되어주어서 그런지 아이가 옆에서 따라가는 내 손을 꼭 잡았다. 나도 '같이 갈까?' 하면서 잡아 주었다.


교실에서 놀 때는 내가 돌보는 아이가 색종이 접기를 좋아해서 나는 색종이 선생님이 된다. 아이가 ADHD로 색종이도 아주 빠르게 접는다. 선이 맞지 않지만 그래도 모양이 완성되니 다행이다 싶었다. 하지만 유치원 선생님이 태블릿을 주면서 접고 싶은 것을 접으라고 하면서 어려워졌다. 색종이 접기를 하면서 빠른 성향에 아이에게는 차분히 할 수 있는 색종이 접기가 좋은 놀잇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반에서 함께 아이를 돌보는 시니어 선생님도 이곳에 왔다 가니 하루가 빠르게 가서 좋다고 했다. 오후에는 손주을 돌본다고 하면서 돌아가는데 꾸벅 인사를 했다. 그러면 우리도 깍듯하게 인사를 건넨다. 그 시니어 선생님을 보며 인사를 받고 싶다면 내가 먼저 인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젊은 사람들은 그렇게 꾸벅하면서 인사하지 않지만 어르신이라 그런 인사가 몸에 밴 것 같다. 그렇게 인사하니 나도 반사적으로 꾸벅하게 된다. 그러고 보니 내가 인사를 받고 싶으면 내가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내가 웃으면 상대방도 웃었고 내가 짜증을 내면 상대방도 기분이 상했을 것이다. 내가 인사를 받고 꾸벅 인사를 했던 것처럼 모든 것이 꼭 같이 되돌려 받는다는 이치를 깨달은 시간이었다. 받기 위해 주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주는 것이 사랑이라는 브런치 이웃님처럼 나도 기꺼이 주고 싶은 사랑을 주며 오늘도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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