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재미없을 때, 아무 의미도 없을 때

환상 공허함

by 나무둘

[1분 인생 힌트] 환상 공허함. 사는게 재미없을 때, 아무 의미도 없을 때


환상 공허함.

어느 날 공허함에 대해 생각을 하다가 '환상 공허함'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어떤 공허함은 환상에 가깝지 않은가?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공허하다는 것은 비어 있다는 뜻입니다. '공'자도 비어 있다는 뜻이고 '허'자도 비어 있다는 뜻입니다. 한학적으로 접근하면 각각의 글자가 약간 다른 의미로 읽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비어 있다는 것을 강조한 말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그렇다면 대뜸 이런 질문이 가능하지요.



비어 있는 것은 실체가 있는가?



실체가 없는 것은 환상입니다. 아무리 공허해도 그것은 환상이지요. 오늘 이 말장난을 조금 풀어서 이야기해봅니다. 추석이니까 짧게 이야기해 봅니다.



비어 있어 완성된 상태, 공허함


사는 게 재미없을 때, 삶이 아무 의미도 없을 때, 어떤 짓을 해도 소용이 없을 때 우리는 공허하다고 표현합니다. 공허함은 참 무섭지요.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과도 같습니다. 공허함에서 벗어나려고 어떤 노력을 해 보아도 결국 공허함에 빨려 들어가기 쉽습니다. 공허함이 심할 때는 맛있는 것을 먹어도 친한 친구와 수다를 떨어도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해도 공허할 뿐입니다. 공허함에서 벗어나는 건 정녕 불가능하게 느껴지지요.


공허함은 비어 있기에 위력이 있습니다. 진공 상태일 때 다른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비어 있음으로 인해서 공허함은 삶을 장악합니다. 그리고 무엇을 해도 소용이 없는 상태가 되도록 유도합니다. 노력하면 할수록 소용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하기에 우리는 덧없는 노력을 계속하면서 점점 더 공허해집니다. 처음에 공허했던 것보다 더 큰 문제는 공허함을 극복하려고 하다가 발생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 거대한 공허, 비어 있고 비어 있는 것을 전혀 다른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비어 있는 것은
꼭 채워야 할 대상이
되어야만 할까?


생각을 달리 해보면 공허를 그 자체로 완결된 상태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지만 요지는 명료합니다. 부족해서 채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비어 있는 자체로 완성되어 있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지요.



비어 있음이 완성된 상태다.



그 자체로 완성된 상태라서 채울 필요가 없다면? 공허함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지 않고 그저 마음의 한 장면으로 바라본다면? 공허함과 함께 잘 머무를 수 있다면? 아마도 사는 게 재미없을 때 재미를 찾아 마음이 분주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 아무 의미가 없다고 느껴질 때 의미를 찾아야 된다고 마음이 강박을 느끼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우리가 공허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급급하지 않는다면 더 진실하고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어 갈 수도 있겠지요. 공허하지 않기 위한 관계가 아니라 진심으로 사람에게 관심과 애정이 있는 관계를 쌓아갈 수 있겠지요.


잘 생각해 보면 마음이 건강할 때는 삶의 의미 같은 것은 찾지도 않았습니다. 공허해서 삶의 재미와 의미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삶의 재미와 의미를 찾기 때문에 공허함을 부추기고 있는 것입니다.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있는 것이지요. 공허할 때 공허할 줄 알았다면 공허함이 그토록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사는 게 재미 없을 때 공허할 줄 알면, 사는 게 아무 의미도 없을 때 공허할 줄 알면 공허함은 아침 안개처럼 물러납니다. 삶의 의미와 재미를 찾아 떠나지 않아도 됩니다. 공허함과 잘 지내면 공허함은 우리가 느끼는 공허함이 아닙니다. 공허함으로 일컫어지는 마음을 잘 만나면 공허함을 없애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공허하지 않기 위해서 삶을 소비하지 않아도 됩니다. 비어 있고 비어 있는 가운데 가만히 있게 되면 삶의 재미와 의미가 절로 생겨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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