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담자의 편지 2

슬픔도 기쁨도 한통속

by 나무둘

안녕하세요 선생님.

다시 한 번 상담 시간이 떠오르네요.

안 그래도 얼마 전에 선생님 생각이 났어요.

그런데 이렇게 연락이 오니 참 반가워요.

요새 제 모습을 보면 깜짝 놀라시지 않을까 생각도 했고 달라진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도 했거든요.

그때 상담실에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던지 그래서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는 날들을 살고 있어요.

주위에서 무슨 좋은 일이 있냐고, 왜 그렇게 '광대 승천'하게 웃고 다니냐는 말을 듣고 있거든요.

동료 선생님들은 남자친구 생겼냐고 그러고요.

우리 반 애 중에 말을 직설적으로 좀 막하긴 하는데 심성은 착한 애가 있거든요.

그 녀석이 한 번은 그러더라고요.

‘선생님 갑자기 너무 웃고 다니면 죽을 때가 된 거래요.’라고.

그 말을 듣는데 내가 정말 많이 바뀌긴 했나보다고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나쁘지 않았어요.

그래도 학교에서는 각 잡고 있는 편인데 애들 눈에도 그게 보인 거면 내가 정말 많이 편해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고 녀석에게는 선생님한테 그런 말하는 거 아니라고 경고는 했고요.

요즘에는 정말 사소한 것에도 기분이 좋아요.

전에는 가족들이 격려하고 위로해주는 것도 그냥 피상적이고 의례적이라고 느꼈는데 아니었어요.

진심으로 마음에 와 닿아요.

엄마가 우리 딸 밥 잘 챙겨 먹었냐고 묻는 말 한 마디, 아빠가 엄마 몰래 용돈 주면서 힘내라고 하는 말 한 마디에 참 감사하다고 느끼면 살아요.

상담실에서 눈물만 짜던 제가 이렇게 변했어요.

슬픔조차 기쁨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잘 들어주시고 도와주신 덕분이에요.

정말 그 시간이 없었더라면 슬픔도 기쁨도 깊이 느끼지 못하고 속에 있는 눈물도 제대로 못 흘리며 살아왔을 거 같아요.

언제 달라진 제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다음에 한번 찾아뵐게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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