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추 3번 잘 펴고 있습니까?

4. 편한 자세 수카아사나가 불편한 이유

by moonjungr

내가 다니는 요가원에서는 수업 전 항상 명상을 한다.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고, 요가에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양반다리와 비슷한 수카아사나 자세에서 명상을 하는데 수카아사나는 두 다리를 자연스럽게 교차하여 앉고 척추를 바르게 펴는 자세이다. 엄지와 검지 끝을 맞닿게 하여 동그란 모양을 만들고 나머지 세 손가락은 핀 갸나 무드라를 만들어 손등을 무릎에 편하게 올린다.


그런데 편한 자세라고 불리는 수카아사나가 불편하다. 몇 분만 지나면 서혜부가 당기고 끊어질 것 같은 느낌에 다리에 긴장을 내려놓을 수 없다. 그래서 여러 시도를 하다가 가부좌를 트는 파드마 자세 즉 연꽃 자세가 더 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파드마를 하고 명상을 하면 10분이 지날 때 즈음 다리에 쥐가 나기 시작하지만.. 그래도 서혜부 통증은 없다.


그런데 어느 날 명상을 하다가 문득 내가 척추를 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윗 허리를 꺾어 갈비뼈를 내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요추 3번이 있는 아래 허리는 구부러져 있는 채로 말이다.


요추 3번을 배꼽 쪽으로 당겨 아래 허리를 펴자 즉각적으로 아랫배에 적당히 힘이 들어가고 허리가 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요추 1번을 위로 올리면 비로소 완전히 척추가 펴지는 느낌이 든다! (지금 당장 한번 해보시길 바란다!)


파드마 자세가 더 편했던 이유도 파드마를 틀면 허리가 펴지기 때문이었다. 요추 3번을 펴고 수카아사나로 앉아보니 이전보다 훨씬 서혜부 통증이 덜하였다. 금세 다시 허리가 구부러지긴 하지만 의식하고 또 펴고 알아차리고 또 펴고 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는 바르게 앉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명상할 때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나는 자세가 좋지 않다. 항상 다리를 꼬고 몸을 둥글게 앞으로 만다. 허리가 굽은 것뿐만 아니라 거북목도 있고 고개도 한쪽으로 구부린다. 또 예전에 핸드 스탠드(물구나무서기)를 시도했다 그대로 뒤쪽 바닥으로 넘어져 등을 심하게 부딪힌 적인 있는데, 그 뒤로 등도 똑바로 펴지 못하겠다.


써놓고 보니 자세가 굉장히 안 좋은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 습관들은 이것보다 더 많겠지. 몸에 있는 오래된 습관들과 마찬가지로 감정과 마음에 있는 습관 또한 알아차리기 어렵다. 똑같은 일에 계속 화를 내고, 똑같은 감정에 빠져 우울한 것 모두 내가 가진 습관들이다.


요가와 명상을 하다 보면 습관들이 보인다. 그리고 그것들에 빠지는 게 아니라 알아차리고 바라보게 된다. 요가를 하며 깨닫고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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