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리터러시: 열한 번째 이야기
“위로금 3억 줄 테니 나가라.”
한때 조직의 중추였던 30대들에게도 ‘명예퇴직’이라는 이름의 권고가 내려지기 시작했다.
30대 ‘출퇴사’ 결국 터졌다…“위로금 3억 줄 테니 나가라”
(출처: 헤럴드경제, 2025.8.5)
어제 본 뉴스가 머리속에 지워지지 않아 펜을 든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30대는 회사에서 가장 '쓸모 있는' 세대로 여겨졌지만,
AI가 업무를 대체하고, 자동화가 일상이 된 지금,
기업이 구조조정의 대상을 젊은 층까지 확장되었다.
물론 앞으로 명예퇴직은 50대가 아니라 젊음의 상징이고 가장 중추적으로 활동할 30대에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고학력자이면서 취업이 안되어 계약직과 아르바이트를 이어가는 20대를 볼 때면 참으로 씁쓸한 기사다.
2025년 3월, 세계적인 석학인 유발 하라리는 내한 강연에서 이렇게 경고했다.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 학습하고 창조하며 결정하는 ‘자율적 주체’다.
이제 인간이 독점하던 권력은 알고리즘으로 옮겨가고 있다.”
언론, 금융, 군사, 행정.
AI는 지금도 인간의 판단을 빠르게 대체하며 권력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그리고 하라리는 묻는다.
“이런 시대에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기업도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AI 인프라를 도입하고, 자동화를 가속화하며,
회사의 미래를 위해 조직을 '정리'하는 일에 나선 기업들.
이제는 그 칼끝이 30대라는 '한창의 세대'를 향해 있다는 것이 무섭다.
하지만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퇴직’이 아니라, 이를 순응하며 질문하지 않는 삶이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AI보다 빠르게 계산할 수 없다.
AI보다 정확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없다.
하지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이자 질문을 던지는 힘일 것이다.
아직까지 AI를 써보면서 그가 못하는 부분은
맥락은 잘 읽지만 통찰하는 직관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AI도 사람을 설득하고 공감하는 문체를 쓰지만, 사람을 이끄는 리더십은 카리스마가 있는 인간이다.
진실을 향해 소크라테스처럼 고민하면서 나아가는 용기는 AI에게 없다.
유발 하라리는 강연에서 이 말을 덧붙였다.
“AI는 거짓말을 하고 조작할 수 있다.
그렇기에 느린 인간의 진심과 윤리, 철학은 더욱 소중해질 것이다.”
사람이 팀장이 되고, AI가 팀원이 되려면,
AI가 못한 부분 목표와 방향성을 사람이 제시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AI는 훌륭한 팀원이 되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기업의 변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내 삶의 방향과 가치를 묻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당신은 AI에게 어떤 문제를 어떤 목적으로 맡기고 싶은가?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살아남는 것을 넘어 존재의 의미를 묻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로 이어져야 한다.
사람이 팀장이 되려면, 인간답게 질문하고, 인간답게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그 길은, AI가 절대 따라올 수 없는 느리고 철학적이고 존재 의미를 부여하는 인문학이다.
왜 몇 년 전부터 카이스트 총장이 인문학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는지를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