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노느라 애쓰는 5가지 이유
집에서 하루 종일 캘리그래피 작품을 기획하고 자료를 찾고, 수정하고, 연습했다. 평일에 하루 하나씩 필사하는 캘리그래피 챌린지도 밀린 일주일치를 모아서 쓴다. 브런치북 연재도 해야 한다.
누가 보면 “참 한가하네”, “노느라 고생 많다”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공방 선생님도, 또 새로운 작품으로 공모전 도전을 하겠다는 내 말에 깜짝 놀라셨다.
“추진력이 정말 대단하시네요!”
글씨를 쓰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 네모난 화선지, 붓, 그림, 문구에 빠져들게 되고 글자 획 하나하나, 구도가 다시 쓰면 더 잘 쓸 것 같아 구상과 쓰기를 계속 반복하게 된다.
큰 종이는 더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 몰입하느라 쓰이는 에너지뿐 아니라, 큰 종이를 펼치고, 붓을 들고 서서 테이블에서 몇 시간씩 몸을 움직이다 정신이 들면 개운하게 지친 느낌이다.
이런 애씀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
가끔은 문득, ‘내가 왜 이렇게까지 몰두하려 하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늘 그 이유들을 한 번 정리해 본다.
첫째, ‘일만 한 일주일’을 보상하려는 워라밸 심리.
회사에만 나를 쏟으면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주말엔 그만큼 나를 위한 일로 채워 내가 주체가 되는 행위의 시간비중을 높여야 균형이 맞다고 느낀다.
둘째, 주말시간의 밀도를 높이고자 하는 몸부림.
때로는 쉬는 날인데도 ‘지금 쉬기만 하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과학 크리에이터인 궤도가 말했다.
사람들이 주말을 짧게 느끼는 과학적 이유는 "평일은 5일, 주말은 2일로 실제 주말이 짧다"라고.
그가 말하듯 사람들이 안정감과 공평하다고 느끼려면 목요일 12시에 퇴근해, 평일, 주말 각각 3.5일이 되어야 하는데, 그런 날은 내 생애중 오지 않을 수 있으므로.
남은 사회생활 기간 중, 주말이라는 시간이 아직 수백 번 남기는 했지만 온전히 내게 주어진 주말이라는 시간의 밀도와 효율을 높이고 싶다.
셋째, ‘하면 된다’는 경험에서 오는 확신.
무엇이든지 매일 실력이 조금씩 쌓이며 성장하는 걸 확인해 왔다. 그래서 더 하게 된다.
글쓰기든, 캘리그래피든 챌린지는 할수록 기록이 쌓이고, 연습은 할수록 실력이 자란다.
넷째, 후회가 싫어서 선택하는 몰입.
뭔가 될 걸 알면서도 하지 않으면 나중에 분명 후회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후회를 견디는 내가 더 힘들다는 걸 안다.
그래서 '지금 아니면 못 할 것'부터 해내고,
‘나중에도 할 수 있는 것’은 조금 미뤄둔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의 기준이다.
다섯째,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성취의 기쁨.
내가 주인공인 인생, 한 번 사는 삶이라면
다양한 것을 해보고 싶다.
그 호기심이 충족될 때 오는 작지만 짜릿한 성취감이 있다. 그 경험들은 우연히 연결되어 삶을 더 풍요롭고 입체적으로 만들어준다고 믿는다.
예를 들어, 글쓰기를 배우면 잘 쓴 글을 찾게 되고,
책 속 장소나 역사에도 관심이 생긴다.
일로 만난 사람과도 책 이야기를 나누며
관계의 결이 확장되기도 한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몰두하려 하지? 나를 몰아붙이는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이 시간들이 결국 나를 살찌운다는 걸 안다.
이토록 나를 위해 진심이었던 하루는 충만하다.
읽어주시는 분들의 하루도 충만하시기를 바랍니다.
#몰두하는삶 #주말의의미
#작은성취의기쁨 #지금이순간 #취향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