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목욕탕을 찾았다.
자주 가던 곳이었지만, 화재와 리모델링 이후로 한동안 발길을 끊었었다.
그사이 발권 키오스크가 생겼고, 입욕 요금도 올랐다.
‘세신 가격도 올랐겠지…’
예상대로, 오천 원쯤 인상되었지만 오늘은 호사스럽게 전신 마사지를 신청했다.
상반기 내내 일과 공모전에 시달렸던 몸에게 주는 작은 상이 었다.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여사님들의 세월과 함께 쌓인 노하우,
한 번도 꾀를 부리지 않은 야무진 손길에 대한 답례라면 결코 아깝지 않았다.
종아리는 말갛게 풀리고, 어깨는 더 부드럽게 돌아갔다.
피부는 부들부들해지고, 뭉친 근육과 힘줄 사이에서
삐걱대며 자리 잡지 못하던 관절들은 드디어 머물 곳을 찾았다.
세신 하고, 새 몸이 된 기분.
여사님께 말했다.
“다시 태어난 것 같아요.”
목욕탕 1층 리퍼브숍에서 바나나우유를 하나 집어 들었다.
행복한 일요일.
이제, 진짜 여름이 올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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