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40 전기 오토바이를 타고 방비엥 거리 둘러보기
이곳 방비엥에 하루를 더 묵기로 하였다. 당초 계획에는 방비엥에 올 계획도 없었는데, 차 여행이 너무 힘들어 중간에 내렸고 내친김에 3박이나 하게 되었다. 이러다 보니 여행 일정이 마냥 늘어난다.
오전은 숙소에서 보냈다. 오후 1시가 좀 넘어 숙소를 나왔다. 오토바이를 렌트하여 주위 명소를 몇 군데 둘러볼 계획이디. 그런데 길 상태가 괜찮을지 모르겠다.
숙소 근처에 있는 렌트 숍으로 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여긴 모두 전기 오토바이이다, 4시간 사용하기로 하고 한 대를 렌트하였다. 그런데 이게 보통일이 아니다, 가솔린 오토바이와 달리 아주 민감하다. 특히 스타트를 할 때 액셀을 조금만 당겨도 확 나가버린다. 대신 아무런 소음도 없이 미끄러지듯 달린다.
한 시간 정도 주위의 한적한 도로에서 적응 연습을 하였다. 어느 정도 적응이 되자 블루라군으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목표를 정하고 길에 들어서지 마자 내가 갈만한 길이 아니라고 느꼈다. 길이 너무 험하다. 포장이 되지 않은 길은 돌멩이로 울퉁불퉁하다. 시작 구간만 길이 험하고 이후에는 길이 좋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런 막연한 희망을 믿고 갈 필요는 없다. 잘못하다간 큰 낭패를 당할 수 있다.
돌아 나와 방비엥 시가지 부분만 맴돌았다. 명소로 가는 길은 모두 험하였다. 포기하는 것이 안전하다. 결국 2시간 조금 지나 오토바이를 반납하였다. 아깝다기보다 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역시 아무리 험한 길이라도 갈 수 있는 내 두 다리가 최고다. 덕분에 명소에는 못 갔지만 방비엥 시가지는 이제 완전히 꿰뚫게 되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명소를 찾아보았다. 2킬로 정도 떨어진 곳에 땀 짱 동굴이 있다. 이곳 역시 작년에 가본 곳이다. 여긴 방비엥 시가지에서 정말 금방이다. 얼마 걷지 않아 매표소가 나온다. 땀 짱 동굴은 이미 문을 닫았지만 주위 경치를 감상할 겸 들어갔다. 시실 땀 짱 동굴은 별 것 없다. 그렇지만 영내의 풍경이 괜찮다. 이미 시간이 늦어 다른 탐방객은 보이지 않는다. 팀짱 동굴 출입문 부근의 경치와 방비엥 강의 모습을 감상하였다.
하늘에는 기구가 몇 개 떠 다닌다. 그리고 저 멀리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모습들이 보인다. 이곳 방비엥은 액티비티의 천국이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블루라군 등의 명소는 TV 등에서 보이는 것 그것이 전부이다.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액티비티를 하며 즐기고, 그것이 안되면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며 걷고 하는 것이 이곳의 진정한 재미이다. 그냥 블루라군 관광이나 하려 한다면, 한국에서 강변 유원지를 찾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
점심을 먹지 않아 배가 고프다. 그런데 밥을 먹기는 어중간한 시간이다. 방비엥 강을 따라 걷고 또 걸었다. 저 멀리 카르스트 지형의 산들을 바라보며 강가를 걷는 재미도 괜찮다.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자 숙소 근처로 왔다. 아직 7시도 되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거의가 한국 관광객이다. 야시장 근처에 있는 단란주점과 노래방은 노가 났다. "도우미 항시 대기"라 쓰인 안내판이 붙은 노래방과 단란주점에는 젊은 라오스 아가씨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들어간다.
야시장 근처에 있는 닭꼬치 집에서 비어 라오를 곁들여 저녁을 먹었다. 내일은 타켁으로 떠나는 날이다. 숙소 카운터에서 48만 낍을 주고 차표를 예약했다. 또 12시간 이상 차를 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