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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꽃과 봄의 도시 달랏으로

(2024-11-15) 배낭 하나 메고 또다시 동남아로

by 이재형

오늘은 달랏으로 이동한다. 나트랑에서 7시 방향으로 3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다. 베트남의 시외버스 앱인 vexere를 이용하여 오전 11시 30분 차를 예약해 두었다. 그런데 아침에 확인하니 예약이 캔슬되어 있었다. 요금 결제를 하지 않아 그런 것 같다. 다시 카드를 등록하고 예약을 한 후 요금 결제를 하려는데, 복잡하여 결제가 안된다. 할 수 없이 출발지로 찾아갔다.


다행히 11시발 차에 좌석이 한 석 남아있다. 어제 예약한 좌석은 제일 좋은 자리였는데, 오늘 좌석은 맨 끝 자리이다. 이 차는 좀 큰 밴인데, 운전석을 제외하면 2열로 되어있다. 제일 뒷좌석만 3열로 되어 있어 좀 좁은 느낌도 든다. 차가 출발해서는 승객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달려가 한 사람씩 픽업해 준다. 나도 호텔에서 픽업 서비스를 받았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 안 통하니 할 수 없다. 다음부턴 호텔직원에게 부탁해 꼭 픽업 서비스를 받아야겠다.


달랏은 해발 1,500미터의 고원지대에 위치한 도시로, 1년 내내 봄처럼 따뜻하다고 한다. 그래서 “영원한 봄의 도시”, “작은 파리”라고 불린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유양지로 각광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프랑스풍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고 한다. 그래서 달랏은 항상 꽃으로 덮여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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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1시간 정도 달리니 산간도로로 들어선다. 차는 산길을 굽이굽이 돌면서 달랏을 향해 달린다. 엄청 높은 도로이다. 도로옆 계곡은 까마득히 아래로 보인다. 한계령보다 더 높고 깊은 계곡이다. 달랏이 가까워지자 운전사가 승객들의 행선지를 묻는다. 그리고는 한 사람 한 사람씩 원하는 곳에 내려준다.


달랏은 좋은 날씨환경으로 인해 프랑스 식민지 시절부터 관광지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베트남인들에게도 이곳은 최고의 휴양지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달랏에는 3일간 묵을 예정이다. 이곳에 묵을 숙소는 명색이 호텔이지 홈스테이 느낌이 나는 조그만 4층짜리 건물이다. 뜻밖에 사장이 우리말을 아주 잘한다. 우리말로 소통을 하는데 불편함이 거의 없다. 아마 한국에서 상당기간 살았던 것 같다. 그리고 아주 친절하다.


4층에 있는 방에 들어가니 더워서 땀이 난다. 그런데 에어컨이 없다. 이렇게 더운데 에어컨이 없으면 어떡하나란 생각이 든다. 침대 옆 벽 높은 곳에 선풍기가 걸려있다. 할 수 없이 선풍기로 참을 수밖에 없다. 선풍기를 틀어놓고 좀 있으니 추워진다. 지대가 높아 그런 것 같다. 고도계로 이곳의 높이를 확인해 보았다. 1,500미터가 넘는다. 거의 설악산 대청봉의 높이에 근접한다. 에어컨이 있을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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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여행의 피로도 풀 겸 잠깐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저녁을 먹을 겸 야시장으로 갔다. 야시장은 숙소에서 2킬로 정도 떨어져 있는데 슬슬 걸어가면 될 것 같다. 그런데 걸어가는 일이 보통이 아니다. 인도는 곳곳이 공사 중이라 파헤쳐져 있다. 그나마 성한 곳에는 차와 오토바이가 점령해 있어 다닐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차도로 걸을 수밖에 없는데 오토바이와 차들이 쌩쌩 달려 위험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신호등이 없어 도로를 횡단하는 일도 보통이 아니다.

관광도시다 보니 시내가 호텔 등의 숙소와 식당, 마사지숍, 유흥업소 등으로 가득 차있다. 이런 점에서는 사파와 비슷한 것 같다. 사파도 시내는 온통 유흥업소로 넘쳐난다. 한참을 걸으니 넓은 쑤언흐엉 호수(Xuan Houng Lake)가 나타나고, 호수 옆길을 따라가니 야시장이 나온다.


동남아는 어느 도시에 가더라도 야시장이 선다. 날씨가 덥다 보니 기온이 떨어지는 밤이 되면 사람들의 활동이 활발해져 그런 것 같다. 달랏 야시장은 넓은 도로에서 열리고 있다. 차량을 통제한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량과 오토바이가 다니고 있어 주의를 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야시장은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한국인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 같다. 전체 관광객의 60%가 한국인, 30%가 베트남인, 나머지 10%가 기타 외국인인 것 같다.


꼬치 요리들이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또 해물 구이도 괜찮은 것 같다. 그런데 이걸 먹으려면 술을 마시지 않을 수가 없다. 갈등이 생긴다. 그래 오늘 하루만 더 참자. 그냥 쌀국수로 저녁을 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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