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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씨엠립: 앙코르 유적지 탐방 준비

(2024-11-26) 배낭 하나 메고 다시 동남아로

by 이재형

오늘 하루 더 숙소에서 쉬기로 했다. 그저께 하루 만에 베트남 쩌우덕에서 이곳 씨엠립까지 온 것이 어지간히 강행군이었던 것 같다. 감기는 거의 나은 것 같은데, 아직 목은 칼칼하다. 하루 종일 숙소에 들어박혀 잤는데도 또 잠이 온다. 밖은 30도가 넘는 더위이다.


해가 저물자 저녁도 먹을 겸 밖으로 나왔다. 파인애플 볶은밥과 생맥주 한 잔으로 저녁을 때웠다. 이젠 별로 술이 당기지 않는다. 좋은 현상이다. 내일은 오토바이를 렌트해서 앙코르 유적지를 돌아다닐 생각이다. 렌트비를 알아보니 대략 하루에 10불 정도이다. 베트남에 비해서는 2배나 비싸다.


앙코르 유적군은 약 400평방 킬로미터에 이르는 광활한 면적에 분포되어 있다. 9세기에서 15세기까지 600년에 걸쳐 번성하였던 크메르 왕국의 수도였던 씨엠립 지역에 위치한 유적군으로서, 그중 가장 대표적인 건물이 앙코르와트이다. 이 외에도 약 30여 개에 아르는 유적들이 이 일대에 분포되어 있다.


"앙코르"는 수도(首都), "와트"는 사원이라는 뜻이라 한다. 그러니까 앙코르와트는 우리 식으로 표현한다면 "수도사"(首都寺) 혹은 "도성사"(都城寺) 정도라 해야 할까? 그러고 보니 태국,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모두 "사원"을 "와트"라 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문자도 알파벳을 차용한 베트남을 제외한다면 나머지 세 나라는 비슷하게 생간 것 같다.


앙코르와트 입장료는 1일권 37불, 3일권 62불이다. 일주일권도 있지만, 그렇게 오래 있을 일은 없다. 내일 생각해 보고 1일권이든 3일권을 끊어야겠다. 한편으론 입장료가 비싸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지난봄 유럽 여행에서 별 것도 아닌 성 하나 관람하는데 30불씩이나 낸 것을 생각한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앙코르 유적지를 탐방하면서 자야바르만 7세(Jayavarman Ⅶ)를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 그는 12세기에서 13세기에 걸쳐 약 40년 동안 크메르 제국을 통치한 왕으로서, 크메르 제국의 영토를 확장하고, 불교를 국교로 수용했으며, 앙코르 유적지에 많은 웅장한 사원을 건설하여 크메르 건축과 예술의 황금기를 이끌었다고 한다. 그는 왕위에 오르자 국교를 힌두교에서 불교로 바꾸었으며, 특히 대승불교에 깊은 신앙심을 가졌다고 한다.


12세기말 참족이 크메르 제국을 침략하여 수도를 점령하자, 왕자였던 그는 군대를 끌고 나가 반격에 나서 참족을 물리쳤으며, 그 후 왕위에 올랐다고 한다. 그는 크메르 제국의 영토를 캄보디아는 물론 태국, 라오스, 베트남 일부까지로 확장하였다고 한다. 그는 크메르 제국의 수도를 재건하면서 바이욘 사원, 타 프롬 사원, 프레아 칸 사원, 네악 뻬안 등 수많은 사원을 건설하였다고 한다.


앙코르와트 투어를 마치고 어디로 갈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태국의 방콕 아니면 라오스의 시판돈을 생각하고 있는데, 둘 다 차비가 15불 정도이다. 2년 전 이곳에서 시판돈까지 1인당 40불 정도를 준 것 같은데, 그때에 비하면 많이 내린 것 같다.


이번 앙코르 유적지 투어는 오토바이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혼자서 툭툭이나 택시를 이용하면 너무나 비효율적이며 비용도 비싸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 기동성도 좋고 비용도 적다. 이곳 씨엠립에는 오토바이 렌털 가게가 곳곳에 있다. 호텔 근처에 비교적 깨끗한 오토바이를 전시해 놓고 있는 렌털숍을 발견했다. 다양한 타이프의 오토바이를 구비하고 있는데, 전기 스쿠터를 사용하라고 권유한다. 렌털비는 하루 10불이라고 한다.


내일은 불볕더위 속에 하루종일 돌아다녀야 한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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