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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씨엠립에서의 하루 휴식

(2024-11-25) 배낭 하나 메고 또다시 동남아로

by 이재형

이곳 캄보디아 씨엠립은 앙크로와트를 품고 있는 도시이다. 어제 이곳까지 온 일이 꿈만 같다. 어제 이침에 베트남의 쩌우독을 출발하여 오후 2시가 좀 넘어 프놈펜에 도착했다. 그때부터 씨엠립행 슬리핑버스를 탈 때까지 약 7시간을 기다렸다. 전날밤 한숨도 못 잔 상태에서 길가에서 7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었다.


이쪽저쪽 카페를 전전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에어컨이 없는 카페에서 지루하게 보내는 시간은 정말 지옥 같았다. 그렇게 버틴 끝에 밤 10시에 슬리핑버스를 타고는 그대로 잠에 떨어졌다. 버스가 갑자기 밝아져 눈을 떴더니 씨엠립에 도착하였다고 한다. 시계를 보니 오전 5시이다. 프놈펜에서 여기까지 7시간 걸린 셈이었다.


다행히 예약한 숙소는 터미널에서 가까운 곳에 있었다. 체크인을 한 뒤 샤워를 하고 나니 살만 했다. 그대로 다시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오전 10시이다. 식사를 하러 밖에 나왔으나, 식당이 안 보인다. 할 수 없이 길가 행상에서 국수를 사서, 숙소로 가져와 먹었다. 식사를 한 후 또 잠들었다.

잠을 깨니 뉘엿뉘엿 해가 넘어간다. 저녁도 먹을 겸 밖으로 나왔다. 2년 만에 다시 찾은 씨엠립이다. 재작년에 집사람과 함께 이곳에 와서 5일을 보냈다. 그때만 하더라도 코로나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해 관광객들이 드물었는데, 이젠 완전히 회복된 것 같다. 거리마다 관광객으로 넘쳐난다. 2년 전에는 우리나라 관광객을 거의 만날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한국 관광객들이 제일 많은 것 같다.


버스에서 내려 바로 숙소로 왔기 때문에 이곳 위치가 정확히 어디쯤인지 모르겠다. 씨엠립 시내 중심에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퍼브 스트리트가 있다. 지도를 그곳으로 맞춰 걸어가니 바로 근처이다. 비로소 숙소의 위치와 내가 있은 곳 등 전체적인 도시의 모습이 바로 그려진다. 2년 전에 이곳에 왔을 때 씨엠립 시내를 샅샅이 돌아다녔기 때문에 이곳 지리는 익숙한 편이다.


날이 어두워지자 씨엠립 시내는 조명으로 밝아진다. 거리는 온통 음식점과 유흥업소로 넘쳐난다. 대형 퍼브와 카페가 줄지어 늘어서 있고, 도로옆 업소에서는 귀를 찢는듯한 음악소리가 흘러나온다. 씨엠립은 아마 캄보디아에서 가장 큰 유흥가가 아닐까 생각된다. 아니, 동남아 전체에서 이렇게 거대한 유흥지를 발견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적당한 식당을 찾아 저녁을 먹었다. 이제 피로가 좀 풀린다. 내일 하루만 더 쉬고 모레부터 앙코르와트 관광을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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