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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키토네 Nov 04. 2021

발가락 펴기

발가락요가와 준비운동 / exercise for yoga toes


고양이 레오는 가끔씩 발가락 펴기 자랑을 합니다.

얼마나 쫙 잘 펴는지 보는 이가 다 시원하고, 말도 못하게 귀엽습니다.

그러나 그 귀여움에도 심오함이 들어있었으니...

고양이의 세계에는 하나 허튼 것이 없습니다.




요가 클래스에서 선생님께서 발가락을 하나씩 하나씩 다 펴보라 하신다.


발가락을 펼치라니... 게다 하나 둘 접어보라니...


무관심했던 발가락에 주목하며 힘을 보내본다.

엄지와 검지 발가락의 위 아래, 수직 움직임은 어찌어찌 가능했지만, 어라, 횡으로는 요지부동이다. 딱히 해 본 적도 없었으면서도 막상 전혀 움직이지 않으면 그도 당혹스럽다.


아무리 신호를 보내도, 그 신호는 발끝까지 닿지 않고, 괜시리 가는 길의 중간에 있는 손가락으로 힘이 들어가 손만 쫙 펴지곤 한다.


알게 된 사실

'나는 내 발가락을 컨트롤 할 수 없다.'


어느 상황에서든 알아챔이 중요하다. 고. 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실 여러분,

의아해하지만 말고 지금 바로 발가락에 신호를 보내보시라.


위아래 움직이는 분 손.

좌우로 움직이는 분 손.


당신은 어느 쪽?

움직이는 분들에게는 박수를, 움직이지 않는 분들에게는 독려를 보낸다.


자기 발가락 하나 맘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우리.

실망하지 말자.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다.

우리 다 같이 발가락을 펴보기로 하자.


예쁘라고 패티큐어만 해주면 뭐하나.

발가락 하나 내 맘대로 움직일 수 없다면.


발가락펴기를 위한 준비운동


먼저, 발가락을 두 개씩 쌍으로 잡고 정성들여 양 옆으로 벌려준다.

.

엄지와 검지, 검지와 중지, 중지와 약지, 약지와 새끼 발가락,

이렇게 다섯 쌍의 발가락을 순차적으로 너무 서두르지도 너무 세지도 않게,

들숨과 날숨을 차례로 쉬며 한 쌍씩.

양 옆으로 늘려주고, 위 아래로 늘려 준다.

발가락과 발가락 사이에 의외의 공간이 있음에 놀라게 될지도 모른다.


위 아래 옆 늘이기가 끝났으면,

발가락과 손가락을 만나게 해 깍지를 껴고 서로 꽉 잡는다.

지금껏 당신의 손가락과 발가락은 마주 잡아 본 적이 있을까.

앞으로는 조금 더 자주 만나게 해주자.

마주 잡은 손가락과 발가락이 조금 따뜻해졌으면 좋겠다.


마주잡은 힘이 전해졌다 여겨지면

손가락과 발가락의 깍지를 풀고,

다음은 주먹으로 발꿈치부터 발가락 쪽으로 통통 두드려주고,

주먹 쥔 손가락 마디로 림프선을 따라 부드럽게 쓸어줘도 좋다.

조물조물 만져도 봐 본다.

생각하지 못한 통증이 있을 수도 있고 위화감이 느껴지는 곳이 있을 수도 있다.

너무 강하지 않게 부드럽게 어루만져 준다.


발의 케어는 몸 전체로의 혈액과 림프의 순환을 돕고,

발의 유연성은 다른 여러 기관과도 연동된다.


이제 매일 조금씩 시간을 내어

무심히 사용되고,

덤덤히 나를 받치고 있던

오늘의 내 발이 어떤지 봐주기로 하자.


다정한 준비운동을 마쳤으면

발가락 펴기도 잊지 말 것.


발가락 전체를 쫘악 펼쳐보고

위로 하나씩 하나씩 들어올려 본다.

반대로 하나씩 하나씩 차례로 내려본다.



의식을 발끝까지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되지 않더라도 여러 차례 지속적으로 의식하다보면 움직이는 순간이 온다.

몸을 지지하는 말단이자 토대인 발의 유연성, 발가락의 개폐능력에 관하여 요가에서는 동물적인 생명력과 수명과 연관짓기도 한다.

 

고양이와 요가를
고양이 레오의 쫙발 사진을 찾았으나... 좀처럼 찾지 못하고 끌발 사진을 우선 올립니다. 순간 포착이 어려워 언제일 지는 약속드리지 못하지만, 추후 추가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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