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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무지 Dec 25. 2023

나는 아파도 괜찮아, 네가 있다면.

“아지야~”


지금 내 나이가 스물아홉이고

그때가 초등학생이었으니까,

20년 정도 된 이야기를 해보려 해.


나한테는 언니가 한 명 있어.

어느 날 언니가 갑자기 강아지 한 마리를 데려왔어.

언니 친구가 키우는 강아지가 새끼를 낳았대.


언니는 그 새끼 강아지를 박스에 넣고 데려온 거야.

엄마는 다시 데려다 놓으라고 소리쳤어.


그런데 나와 언니는 이미 강아지에게 푹 빠져버렸고

엄마의 목소리는 100m 밖으로 사라져 버렸지.


우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강아지 이름을 짓는 거였어.

‘흰둥이’, ‘백설기’, ‘백구’ 등 다양한 이름이 나왔지만,

나는 강력하게 ‘아지’를 주장했어.


초등학생 머리에서 나온 이름이니

뭐 얼마나 독창적이었겠어?


난 아지랑 함께 있을 때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어.

그런데 아지와 함께 지낸 어느 순간부터 내가 기침을 하더니 멈출 줄 모르더라?

이유를 찾기 위해 병원에 갔는데 나한테 강아지 알레르기가 있대.


그래도 난 괜찮았어.

내가 평생 기침을 해도 너만 내 옆에 있다면.


그래서 엄마한테도 말했지.

“엄마, 나 하나도 안 아파! 그냥 기침만 하는 거야!“


내가 계속 아파하더라도

우리는 함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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