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에서 ‘공기업 직장인’이 된 나, 그리고 다시 나를 묻는다
지난주는 글을 쓰기 싫어서 고민했다면 이번주는 너무나도 쓰고 싶은데 무엇을 어떻게 써야할지 감이 안잡혀서 모니터 앞에서 글이 나올 때 까지 커피만 거의 넉 잔을 들이켰다.
언제나 항상 언급하듯이 나는 약 4년간 꿈꿨던 곳에서 일하는 중이다. 외교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인턴으로 일한 지 어느덧 5주차. 겉보기에는 모든 게 잘 흘러가고 있는 것 같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생각보다 꽤 많이 흔들리고 있었다.
오랫동안 바라왔던 일을 하게 되었는데 이상하게도 예전보다 내 안을 들여다볼 시간이 줄었다. 일하고, 사람을 만나고, 퇴근하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조차 흐릿해진다.
인턴이라는 타이틀 아래 나라는 사람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 앞으로의 진로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블로거로서의 삶과 운동, 공부, 그 모든 것들이 얽혀서 도무지 우선순위를 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 주는 솔직히, 조금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그 혼란을 마주한 채 조용히 나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애쓴 한 주이기도 했다.
출퇴근에만 왕복 4시간이 걸리는 시간을 활용해 인강을 조금이나마 들어보았고, 심리학 관련 책을 완독하며 예민한 나 자신을 이해하고 다스리기 위한 연습을 했다.
회사 안에 있는 도서관에도 들러 집중하려 노력했고, 주말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스터디카페를 찾았다. 가족과 함께 쇼핑을 다녀오고, 주 3회 필라테스 수업도 빠지지 않으려 애썼다.
플래너에 내가 준비해야 할 것들의 우선순위를 적어보고, 하루하루의 일상을 돌아보며 짧은 피드백을 남겼다. 아주 작은 변화였지만, 그렇게 나는 다시 나를 조금 더 알아가는 중이다.
삶은 언제나 나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이번 주는, 그 질문 앞에서 도망치지 않고 잠시 멈춰 서서,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대답을 조금이나마 찾아본 시간이었다.
아직도 완벽한 균형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흔들릴 테지만,
그래도 나는 나를 잃지 않기 위해 매일 아주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사실 이번주는 너무 힘들고 갑작스러운 노력들이 더해져 뭐 하나 뜻대로 안된건 사실인데, 그래도 사소한 루틴을 만들어서 지켜간다면 조금이나마 목표에 가까워지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