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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zzyhyun Jul 22. 2023

파란창고에서 재즈 듣기-50마디

Brian Blade & The Fellowship Band-King..

*이번 회차는 소제목의 한계로 정확한 타이틀을 아래에 기재한다.




Artist - Brian Blade & The Fellowship Band


Title : Kings Highway


Record Date : June 13, 2018 - June 15, 2018


Release Date : July 7, 2023


Label : Stoner Hill


Personnel 


Jon Cowherd - Piano


Christopher Thomas - Bass


Brian Blade - Drums


Myron Walden - Alto Saxophone, Bass Clarinet


Melvin Butler - Soprano, Tenor Saxophone


Kurt Rosenwinkel - Guitar 



Track Listing


1. Until We Meet Again


 브라이언 블레이드와 펠로우쉽밴드의 일곱 번째 앨범은 이 곡으로 시작한다. 3박과 2박을 사용한 그루핑을 통해 마치 변박 같은 느낌을 주는 인트로지만, 신비스러운 멜로디가 등장하면서부터 메트릭 모듈레이션을 이용하여 4/4박자의 안정적인 그루브를 들려준다. 밴드 사운드의 기저에 깔려 있는 가스펠 사운드가 컨템퍼러리 한 재즈 화성과 맞물리는 모습은 우리가 그들의 전작들을 통해 쌓아온 경험으로 어느 정도는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 함께해 온 시간이 오래된 만큼, 밴드의 앙상블은 크게 어긋나는 부분 없이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즉흥연주 대신 주제의 재현에 충실하다. 어찌 보면 이 곡 자체가 이어지는 2번 트랙의 전주라고 할 수 있을 정도.


2. Catalysts


 드라마틱한 멜로디, 조성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전위 코드의 사용, 그러나 결코 어렵게만 들리지는 않는 조합이 묘한 감동을 만든다. 이것이 결국 이 앙상블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일정량의 기대치를 넘기지는 않는다는 대목이기도 하다. 완성되어버린 사운드에 대한 사소한 아쉬움이라고나 할까. 그와는 별개로 편곡적인 측면에서의 세밀함과 전략적인 면모는 여러모로 보고 배울만하다. 다이나믹의 조절은 브라이언 블레이드의 완벽한 연주 아래 전체 앙상블이 훌륭히 보조함으로써 완성되어 있고, 청각적 풍경 내지는 음악적 질감이라고 할 만한 구석들은 기타, 건반, 관악기의 다양한 악기 배치와 음색으로 빈 모서리가 없다. 아래에 커트 로젠윙클의 즉흥연주 채보 파일과 영상 링크를 첨부한다.


https://youtu.be/-UYXN_CHHKQ


3. People's Park


 개인 프로젝트가 아닌 팀 프로젝트로서 성공을 노린다면, 멤버들의 고른 작곡 참여가 필수다. 그런 점에서 피아니스트 존 코허드의 작곡 참여는 브라이언 블레이드의 색으로만 채워질 앨범에 약간의 다양성을 부여한다. 브라이언 블레이드가 압도적인 드러머인 동시에 훌륭한 작곡가임은 당연하지만, 앙상블 측면에서 바라보자면, 한 사람만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작곡이 전체 앨범을 채우는 일을 반길 수만은 없다. 존 코허드 역시 훌륭한 작곡가이며 조화로운 앙상블을 이끌어내는 공력을 지닌 연주자로, 그의 존재가 이 밴드에 있어 필수적임을 부인할 수 없다. 'Catalysts'와 ‘People's Park'는 모두 존 코허드의 작품으로 이 두 곡과 기성곡인 7번 트랙 ’God Be with You'를 제외하면 나머지 네 곡이 브라이언 블레이드의 것이다. 

 'People's Park'는 존 코허드 특유의 서정적인 무드가 묻어나는 곡으로 그의 맑고 가벼운 터치가 강박적인 테크닉 발휘나 감정 과잉을 피해 유려하게 유영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4. Kings Highway


 브라이언 블레이드의 다양한 음악적 배경에 포크 음악과 컨트리가 있음을 생각한다면 이 곡의 주제 멜로디에서 묻어나는 약간의 구성짐 내지는 직관성을 수긍할 수 있으리라. 이것을 지엽적인 특성이라고 한다면 전체적인 관점에서 본 곡이 지니는 에너지와 전략적 의도는 꽤 거창하다. 급격하게 테마가 변화하는 구성, 건축적이라고 표현할 만한 각 섹션의 조응, 이를 통해 이루어지는 시각적 통일감, 다양한 악기 배치를 통하여 청각적인 질감을 교체하는 방식 등 긴 러닝타임이 합리적이라고 여겨지게끔 만드는 브라이언의 작곡 기법은 상당히 기술적이며 세련되다. 정작 본인의 즉흥연주는 모든 트랙에서 생략되어 있지만 이미 작곡으로 자신의 즉흥적 면모를 모두 뽐낸 셈이다. 본 곡과 더불어 6번 트랙인 'Migration'까지 아울러 보자면 제법 길다고 할 수 있는 러닝타임 안에 다양한 이야기를 구축하는 것이 그의 화두였던 듯하다.


5. Look to the Hills


 속도감 있는 스네어 연주와 느린 템포의 공간감 연주가 번갈아 진행되는 동안 같은 코드가 반복되고, 이후에는 커트 로젠윙클의 기타 즉흥연주가 정해진 섹션과 교차된다. 곡의 후반부에 이르러 본 앨범 전체에 걸쳐 개인적으로 아쉬움을 느끼게 되는 부분들이 등장한다. 

 하나는 즉흥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다른 악기들의 앙상블이 진행되는 방식이 자주 등장한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메트릭 모듈레이션 및 박자의 변화를 통한 곡의 인상 변화가 최적의 방식이었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특정 방식의 작법이나 편곡법이 모든 곡에 걸쳐 통용될 수는 없다. 브라이언 블레이드 특유의 스타일이 있음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것이 한 앨범 안에서, 혹은 연속적인 프로젝트 앨범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어떤 이들에게는 유의미한 인상을 남길 수 없음을 의미할 수 있다. 


6. Migration


 15분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 변화무쌍한 박자의 흐름을 꾸준히 소화해 내는 멤버들의 집중력,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스틱으로 지휘하는 브라이언 블레이드의 컨트롤이 인상적인 트랙이다. 커트는 강렬한 동세로 즉흥연주를 이어가며 멜빈 버틀러와 마이론 월든의 복합적인 화성 연주는 수직적인 건물을 세우듯 탄탄하게 리듬 섹션 위로 솟아나간다. 

 다만 여기에서도 못내 아쉬운 부분을 발견하게 되는데, 존 코허드의 즉흥연주가 드럼과 베이스의 역동적인 다이나믹에 비해 다소 힘이 부치는 듯한 인상을 받기 때문이다. 이것이 연주자가 가진 본래의 나긋한 톤 때문인지, 개인적인 에너지 레벨에서 유래하는 차이 때문인지 아직은 확신할 수 없다.


7. God Be with You


 서양의 조곡(朝哭)처럼 들리는 이 트랙은 William G. Tomer가 작곡한 찬송가다. 펌프 오르간의 연주 이후로 두 개의 관악기가 매우 느린 박자의 멜로디를 노래하는데, 즉흥연주가 없으며 길이도 짧다. 다만 주목할 점은 곡의 제목. 원제 ‘God Be with You’ 뒤에는 이어지는 문장이 더 있다. ‘Til We Meet Again'. 1번 트랙과 합쳐야 비로소 하나로 이어지는 마지막 트랙의 제목은, 단 한 곡의 음악이 아니라 앨범 전체를 통해 신의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수미상관의 구조를 택한 브라이언 블레이드의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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