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꼬리를 살짝 올린 채 수연은 카페 직원에게 카드를 건넸다. "어머 언니, 이번에 또 사시려고요? 이번에는 더치 해요!" 민지가 급히 손사래를 치며 말하자, 다른 엄마들도 "그래요, 자기가 이렇게 매일 사면 어떡해. 아니 근데 무슨 특별한 일이라도 있어?"라며 말했다. 수연의 얼굴이 발그스레해졌다. "아 그런 건 아닌데요... 사실 저희 민서가 이번에 XX학원 입학 테스트 통과했거든요"라고 말했다. 다른 엄마들은 그 말을 듣고는 "와 대박!", "진짜요? 축하드려요!", "이번 테스트 진짜 어려웠는데..." 하며 입맛을 다셨다.
민지는 수연의 뒷모습이 화장실 쪽으로 완전히 사라질 때를 기다렸다. 다른 이들과 시선을 주고받은 민지는 컵을 손으로 꽉 쥐며 악에 받친 목소리로 말했다 "또 시작이네요, 지겹지도 않겠죠?". "맞아요, 솔직히 좀 그렇지 않아?" 옆자리 엄마가 속삭였다. 민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저번에 언뜻 말하는 걸 들어보니 과외비에 월 100은 들어간다고 하던데, 그 정도면 당연한 결과 아니에요?"라고 중얼거렸다. 볼 일을 마친 수연이 테이블로 가까워지자 다들 재빨리 입꼬리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