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문이 열리자, 지하철 안의 검은 정장 차림의 남자가 비틀거리더니 열차 밖으로 철퍼덕하고 쓰러졌다. 그의 서류 가방은 내동댕이쳐졌고 종이들이 사방으로 흩어졌으며 지나가는 사람들에 의해 짓밟혔다. 한 여학생이 심각한 얼굴로 쓰러진 남자를 2초간 멈춰 서서 힐끗 보더니 이내 에어팟 볼륨을 높였다. 회색 코트를 입은 젊은 남성이 재빠르게 휴대폰을 켰지만, 그는 최상단 릴스에 하트를 눌렀다.
다음 열차가 굉음을 내며 승강장으로 달려왔고, 승차 대기줄은 다시금 사람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남자는 여전히 그 자리에 누워 있었지만, 그의 주변으로는 바삐 지나가는 발소리만 스쳐 들려왔다. 흩어진 서류에는 까만 발자국만 쌓여 갔다.
30분 후, 전동차 안의 사람들이 휴대폰 화면을 보며 입을 막으며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지하철 2호선 ○○역에서 40대 남성 급사... 출근길 승객들 충격"이라는 뉴스 속보가 그들의 손바닥을 빨갛게 메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