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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줄 소설] 자존감

by 새내기권선생

"여러분, 자신을 사랑하세요!" 강사 미영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마이크를 들고 소리쳤지만, 실제로는 그녀의 눈은 청중들의 얼굴을 구석구석 훑고 있었다. '앞줄 저 여자, 쌍꺼풀만 있으면 훨씬 나아질 텐데.' 중간쯤 앉은 남성을 보며 '턱선이 좀 아쉽네, 보톡스 맞으면 되겠지만' 하고 생각했다. 시선이 오른쪽 구석 여성에게 멈췄다—'코끝만 조금만 높이면 정말 예쁠 텐데.' 그녀는 습관처럼 입가에 미소를 띠우며 "외모에 얽매이지 마세요, 내면의 아름다움이 진짜입니다!"라고 말했다. 강연이 끝나고 박수가 터져 나왔고, 그녀는 관중들에게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백미러를 힐끗 보니 자신의 얼굴이 비쳤고, 그녀는 한숨과 함께 시선을 돌렸다. 다음 날 아침, 그녀는 성형외과에 전화를 걸어 상담 예약을 잡았다. "다음 강연 전까지는 붓기가 빠지겠죠?" 그녀가 묻자, 전화 너머로 친절하고 상냥한 대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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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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