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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화 Sep 01. 2024

나의 아이들아, 오늘 너희들은 어떤 시간을 보냈니?

여름방학을 지내고 다짐했다.


어차피, 그럴 줄 알았으면서

나라도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해서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탓하지 말자고.


방학 내내 아이들은 집과 지역아동센터만  오고 갔을 것을 알았으면서도

학력 캠프가 끝난 후에는 아이들이 잘 지낼 것이라고 생각하고 (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 알았으면서도)

학교에 볼일이 있어 출근하던 때에 아동센터에 들러 아이들이 잘 지내는지 그저 확인만 하고 돌아선 것이. 두 번.


정말 그럴 줄 알았던 아이들의 방학이었다.

특별한 이벤트 없이 보냈던 것은 아이들의 보호자나 나나 마찬가지였다.

뒤늦게 물놀이라도 해줄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그냥 지나 보내기로 했다.

이미 지난 것을 다시 부여잡지 말자!

다가올 시간이라도 그 계절을 듬뿍 느끼게 해 주자고 생각했다.


그 라고 보니, 내가 아이들아 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다.

내가 내 배 아파 낳은 아이는 세상에 딱 하나이기에 그냥 ‘아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배 아파 낳지 않았어도 오히려 내 아이보다 나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하루를 공유하고 있는

나의 아이들이 있다.

오랜 시간 함께하며 나는 그 아이들을  우리 반 학생이 아닌 아이들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정겹다.


주말 동안 나는 나의 가족들과 많은 것을  즐겼다.

시간, 음식, 장소, 공간.


주말을 마무리하고 내일 출근과 아이의 등교를 준비하다

그동안 나의 아이들은 어떤 시간을 보냈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주말 동안 엄마가 밭일로 바쁠 테니 숙제를 많이 내 달라고 한 아이도 있었다.

엄마와 이모네 놀러 갈 것이라고 들뜬 아이도 있었다.

지난주에는 엄마와 형제들과 시내 떡볶이 가게에 다녀온 것을 추억하며 일주일 내내 행복했던 아이도 있었다.

이번주에도 그런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을까?


월요일 아침이면 늘 아이들의 주말 이야기를 묻곤 했다.

내일은 그 질문은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이번주에는 우리에게 어떤 즐거운 계획들이 있는지, 또 무엇을 함께 나눌 것이지 이야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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