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아이들의 칭찬을 받는다.
배움에 경쟁이 붙었다.
네가 잘하나, 내가 잘하나.
네가 더 많이 배웠나 내가 더 많이 배웠나 눈치 보기 바쁘다.
더 배움이 필요한 아이가 있어서 쉬는 시간, 아침 시간에 와서 잠깐 공부하자고 하면
득달같이 “왜 저 애만 불러요?” 하고 셈을 부린다.
물총 놀이 하자고 통합반 선생님의 전화에 “하나도 안 바빠요~ 갈 수 있어요.” 하고 대답하는 걸 듣더니
“나 지금 공부하느라 바쁜데 왜 안 바쁘다고 해요?”라고 한다.
공부하겠다는 아이를 살살 달래서
물총 놀이가 아니라 계절 ‘통합’ 교과 시간이니 빨리 수업에 가봐야 한다고 달랬다.
‘ㅎ’ 자음을 배우며 ‘하하하, 호호호, 히히히’ 낱말을 배웠다.
힘찬이는 여유로운 웃음을 지으며
우리 아빠 웃음소리 ‘하하하’
우리 엄마 웃음소리 ‘호호호’
내 웃음소리 ‘히히히’
시를 한편 읊는다.
모든 감각이 다 살아 숨 쉬는 수업시간이다.
이제 막 한글에 눈을 뜬 아이들은 글을 읽는 재미가 있어 무엇이라도 더 눈에 담고 읽고 싶어 안달이다.
나는 아이들의 반응에 리액션이 꽤 크다.
힘찬이가 더듬더듬 “아,:“ 하고 읽으면
나는 “세상에.”
힘찬이가 다시 “우”
나는 “와! 기가 막히네.”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 다시 “오 “
그럼 나는 또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왜 이렇게 잘하는 거야 대체.”
글을 읽은 시간보다, 내 리액션 반응이 더 많은 시간을 차지한다.
억지가 아닌 우러나오는 깊은 마음에서의 감탄과 감사이다.
마지막 학기를 보내며, 마치 내 마음. 편하게 해주려듯 자신이 배워야 할 것을 꽉꽉 담아 배우고 있는 아이들은
그 배움 조차도 나를 위한 것인 양 기쁘게 최선을 다해준다.
나의 칭찬에 그냥 지나침도 없이
“선생님 고마워요. 공부를 잘 알려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또다시 “잘한다.” 하면
“선생님 고마워요. 공부 알려줘서 정말 고마워요.”
무한 반복되는 서로의 감탄, 감사가 이어진다.
백번을 복사해서 붙여 넣기 하듯 반복되는 인사이지만
그 백번 모두에 각기 다른 진심의 감사가 담긴 것을 알기에 나는 그 인사가 고맙다.
아이들이 배움에 반짝이는 만큼
나도 무엇을 더 담아줄까 반짝이는 아직은 무더운 여름
날씨만큼이나 뜨거운 온도의 교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