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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자인라운지 Mar 10. 2021

왜 내 티셔츠만 빨면 틀어지는 것일까?

면 티셔츠의 비극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면티셔츠를 안 입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모든 사람들이 면으로 된 티셔츠를 입을 것이다. 컬러와 조직 두께 그리고 디자인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의 사람들은 면으로 된 티셔츠를 입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하얀색 면 티셔츠는… 특히나 저가형의 경우 처음에는 그런 현상이 안 보였는데 세탁을 하고 입으면 입을수록 옆쪽 봉제선이 한쪽으로 틀어지면서 돌아가는 현상이 생긴다. 조금 심한 예를 들면 왼쪽에 위치해 있던 로고나 그림이 가운데 또는 옆구리 쪽으로 자동적으로 이동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런 이유로 세탁을 하고 옷을 개서 정리를 하려고 하면 옷이 좌, 우 대칭이 안 맞아서 옷이 각이 딱 안 잡히고 어딘지 모르게 이상하게 접히는 경우가 있다.


지금도 그런 경우가 있지만 예전에는 옷을 사고 세탁을 한 후 티셔츠가 틀어지는 현상 때문에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 회사에 불량상품이라고 클레임을 제기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여기서 잠시 생각을 해보면 이 고객은 이 면 티셔츠의 특성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이런 오해를 하게 된 부분이 없지 않다.


면 티셔츠를 만들기 위한 면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옷감의 제직을 하는 보통의 과정, 즉 씨실과 날실의 교차로 인한 원단의 제직 과정 과는 다른 공정을 거친다. 흔히 일본어 [다이마루]라고 하는 뜨개실의 원리 즉 니트를 짜듯이 바늘이 연속적인 꼬임으로 원단을 제직 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원단을 만들 때는 원형으로 된 기계를 사용하는데 이러한 이유로 이런 원단을 [환편원단] 이라고 표현한다. 처음부터 원형으로 짜인 원단이기 때문에 이것을 종이처럼 트임을 주어 재단을 하고 이것을 봉제해서 의류를 만드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물론 이러한 환편원단의 특성을 감안해서 틀어지는 현상을 미리 예측해서 봉제할 때 고려하거나 특수한 가공을 통해 틀어지는 현상을 완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티셔츠를 만드는 원단은 대체로 평범한 환편원단을 사용하므로 정도의 차이만 있지, 대부분의 의류가 틀어지는 현상이 생긴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이해(?)를 통한 삶의 지혜로 앞에서 이야기한 상황에 직면한다면 슬기롭게 대처하기를 바란다.


내간 산 옷이 나빠서이거나 아니면 내가 특히 재수가 없었거나 하는 그런 경우가 아니라 애초에 그런 원단과 의류인 것이다. 그러니 너무 큰 실망과 고민을 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선량한 정신 건강에 이로울 것이다. 그렇다고 정말 불량에 가까운 상황에 접하고도 ‘원래 이런 옷이니까 불량이 아닙니다’라는 식의 대답을 들을 정도로 심하게 옷에 변형이 생겼다면… 그때는 거기에 맞는  대처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우리나라도 건조기가 참 많이 보급이 되었지만 예전에는 세탁기도 흔한 시절이 아닌 때가 있었다. 그러니 건조기는 더욱 신기했고, 가끔 외국에 나가면 건조기를 경험해 보던 시절도 있었다. 그런데 이 문제의 건조기에 들뜬 기분으로 세탁과 건조를 한 번에 해결하려고 면으로 된 티셔츠를 돌렸다면…… 당신은 곧 크롭티를 경험하거나 쫄쫄이 아니면 어른이 아동용 티셔츠를 입는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길이도 줄고 크기도 작아지고 그리고 또 한 방향으로 틀어지는 그런 경험을…



세상 모든 사물에는 이치가 있는 법이다. 우리가 입는 의류 또한 그 범주에 포함이 되고 우리가 옷을 고를 때 소재나 디자인의 특징에 대해서 조금만 생각해 보면 내가 필요한 옷이 어떤 용도가 있는지 또는 어떤 소재로 만들어져 어떤 상황에 입을 수 있는지 생각해 보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수를 조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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