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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테비 Mar 04. 2024

남들이 보면 운동중독 같겠지만

프롤로그

24년 3월 4일 월요일 오후 6시 50분인 지금 막 헬스 PT를 받고 나왔다. 9번째 날이었고 이제 마지막 한번 남았다. 요즘 내 운동 루틴은 일주일 두 번 헬스, 일주일 두 번 요가, 일주일 두 번이지만 한 번밖에 못 간 스쿼시다. 주말 빼고 평일 모두 운동동동동이다.

운동동동동인 날들을 글쓰기 모임에서 얘기했더니 몸을 왜 그리 혹사시키냐고 했다. 사실 남들에게 심지어 가족에게도 말 못 할 사정이 있다. 헬스 끝나고 나오는데 전화를 받았다. OOO 내과다. 오후 4시에 콜레스테롤 검사한 결과가 나왔나 보다. 두근두근 걱정이다. 제발 제발.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운동 더 하라고 했는데 안 했습니까? 콜레스테롤 수치가 더 올라갔어요.”

“네? 더 올라갔다고요?”

“운동을 더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저 지금 요가, 헬스, 스쿼시 해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운동하는데요.”

맞다, 어떤 날은 요가 2시간, 요가하고 헬스하고 이렇게도 하는데 그 말은 미처 못했다.


전화를 끊고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다. PT 5회 후 인바디를 측정했다. 수치를 보더니 코치께서 식단을 권했다. 권장량은 현미 100%, 100g, 샐러드와 닭가슴살이다. 할 수 없는데 무리하게 한다고 말할 수 없다. 솔직하게 못한다고 했다. 점심때 회사 식당 밥을 먹기 때문에 어렵다고 하면서 최대한 맞추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금 내 식단은 현미 60-70%, 잡곡과 쌀을 섞은 밥 100g이다. 눈대중으로 100g 량을 먹었는데 마침 오늘 무게를 재어봤더니 딱 100g이었다. 더 정확히는 101g. 나 스스로 얼마나 놀랐게.


이런데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더 올랐다니. 믿기지 않는다. 차라리 지난달에 측정했어야 했나. 괜히 한 달 더 있다가 측정했나 보다. 조만간 회사에서 또 건강검진 해야 하는데 신경 쓰인다. 도대체 얼마나 더 운동하고 얼마나 더 움직여야 하는지. 화가 치민다. 지금 시계가 7시 40분을 지나고 있다. 요가를 가야 한다. 정말 가기 싫은데, 가야 한다. 난 그야말로 살기 위해 운동한다. 남들이 보기에 몸을 혹사시키는 거 같겠지만.

레그프레스 100kg부터 시작해 140kg까지 3세트 중량올리고 80kg으로 내려 마지막 1세트까지 하고 탈출했다.

월요일 운동을 가야 이번주도 운동 갈 힘을 얻는데, 이렇게 우울하게 운동을 하게 될 줄이야. 운동 안 하고 편하게 살고 싶다. 이게 이 글을 쓰는 이유다. 운동 하면서 얼마나 끙끙대고 나를 체근하는지. 버티고 버티지만 쏟아지는 눈물과 화. 부정적인 얘기로 도배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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