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동작 : 아쉬와 산찰라아사나
클라이밍을 할 때 선생님께 지구력이 부족하다는 말과 힘이 좀 모자란다는 말을 들었다. 요가에서는 힘이 세다는 소리를 듣는다. 뭐가 맞고 뭐가 틀리고의 문제는 아니지만 클라이밍, 요가 둘 다 잘 안 되는 시간을 겪으러 꾸역꾸역 가는 기분이다. 클라이밍은 결국 그래서 잠시 멈췄다. 아무리 생각해도 뱃살이 너무 많아 몸이 무거운 탓 같다. 요가는 지금까지 계속해왔고 작년에 PT까지 받으며 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을 가져도 봤으니 끈을 놓지 못하겠다. 헬스 PT 받으며 고통스러움에 이 운동도 나와 맞지 않다며 코치님께 하소연했다. 스쿼시라고 잘하지도 못하고. 오늘 혼자 연습하는데 동영상 찍었다가 너무 부끄러워 얼른 삭제했다.
오른쪽 그림의 ‘아쉬와 산찰라아사나’를 할 때마다 나는 정말 울화통이 치민다. 동작이 모두 안되지만 이 동작은 수련 시간마다 거의 매번 하지만 손이 닿지 않는다. 바닥에. 그러니 화가 날만도. 벌써 1년 넘게 한 동작이다. 위에 설명을 보면
- 어깨를 회전해서 내림
- 요추를 넣는 느낌, 날개뼈 모으기
- 뒤꿈치가 허벅지에 닿을 만큼 깊이 접기
이 모든 게 안 된다. 어깨를 회전해야 하지만 회전되지 않는다. 어깨가 말려서 그렇다는데 일반인들 중에 어깨 안 말린 사람 있나. 다 말렸지. 요추를 넣어 날개뼈 모은다고. 근데도 손이 바닥에 안 닿는다고. 배를 끌어올려라고 하는데 남들은 얼마나 끌어올리기에 되는 건데. 나도 올릴 만큼 올린다고. 근데 왜 안 되냐고(진심으로 적는데 눈물 난다). 허벅지가 두껍나. 뒤꿈치가 허벅지에 닿을 만큼 깊이 접히지 않는 건지.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유연한 거야.
요가 6년 해도 하기 전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 없는 것 같다. 거울에 옆으로 서서 허벅지를 봤다. 두꺼운 건가. 두꺼워서 안 접히나. 요가원에 가면 다들 날씬하다. 균형 좋은 몸들인데 나는 배도 많이 나왔고 허벅지도 두껍게 느껴진다. 내 몸은 살도 많고 근육도 많은 전형적인 ‘건강한 돼지’라는 수식어가 어울린다. 선생님은 근육이 세서 그렇다. 고관절 근육이 짧다(?)라는 말을 한다.
종합해 보면 어깨는 말렸고, 허벅지 근육은 세고. 허벅지가 두껍고. 코어근육은 나쁘지 않으나 배를 끌어올려 뒤집는 힘을 쓰지 못한다. 날개뼈를 모으는 힘이 부족하다. 소머리 자세도 안 된다. 소머리 자세는 한쪽 다리를 반대쪽 다리 위로 올려 양반다리처럼 올린 다리의 발을 반대쪽 허벅지 옆쪽으로 내리고 아래에 있는 다리도 양반다리처럼 오므린다. 이 자세도 안된다. 무릎과 무릎이 한 선에 있어야 하는데 절대 그러지 못하고 위에 있는 무릎과 아래 무릎 사이가 한없이 멀다. 골반까지도 요가에 적합하지 못하다.
요가를 하면서 요가에 맞는 몸이 있고 그렇지 않은 몸이 있음에 무력감이 밀려온다. 이쯤 했으면 아무리 못 하는 사람이라도 발전이라는 게 있어야 하는데 발전이 없다. 운동을 잘하면 혼자 운동하면 그만이다. 배우러 갈 필요가 없지. 못 하니까 간다. 그렇다. 그런데 이건 그런 문제가 아니다. 그냥 내 몸이 요가를 할 수 없는 몸인가 싶다. 이제 정말 요가를 그만해야 할까. 등록일이 코 앞이다. 고민스럽다. 다른 요가원을 알아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