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백오십삼
못
김재진
당신이 내 안에 못 하나 박고 간 뒤
오랫동안 그 못 뺄 수 없었습니다.
덧나는 상처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아무것도 당신이 남겨놓지 않았기에
말없는 못 하나도 소중해서입니다.
보통 마음에 있는 못은 뾰족한 날선 말일텐데요.
시인은 당신이 남긴 그 못도 소중하다고 합니다.
저는 시인의 마음이 좀 말짱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시를 읽는 그대의 마음도요.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
시를 사랑하는 글미로 설계자, 일상의 無用을 낚기로 하다. ※ 주의 : 미로 속에서 출구를 못 찾아도 책임지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