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달에 관한 시

시 백이십일

by 설애


김윤현


한 보름은

오른쪽부터 슬슬 줄이며 산다


한 보름은

왼쪽부터 슬슬 불리며 산다


한달을 그렇게 산다

일년을 그렇게 산다

영원히 그렇게 산다


달은

좌와 우를 맺었다가 풀었다가

우와 좌를 비웠다가 채웠다가

삶이 참 둥글다


그 달빛 비친 곳에는

사람이 살고 있다

좌우가 서로 달달 볶아대며


보름달은 우리에게


이해인


사람들은

달을 보고

저마다 다른 소원을

빌고 또 빌어도


달님은 그저

그래그래

고개 끄덕이며

담백한 표정으로

응답하고 있네


둥글게 살고 싶어도

뜻대로 안 된다고

둥글게 사랑하고 싶어도

미운 사람이 자꾸 생겨서

속상하다고 푸념을 해도


달님은 그저

그래그래

고개 끄덕이며

웃기만 하네


자꾸 하늘만 쳐다보지 말고

이 땅에 살면서

조금씩 조금씩

둥근달이 되라고 하네


두 시인은 같은 말을 하고 있어요.


미워하고 편가르지 말고
보름달처럼 둥글게 같이 살아라


그러고 싶지요.

그러지 못 하는 사연, 사람마다 수만가지겠지요.


그래도 둥글게 살자했더니, 제 얼굴만 둥글어집니다.


고등학교 때, 보름달이라는 빵을 좋아했는데,

친구들이 제 얼굴도 보름달이라고 놀렸어요.

그 때부터 지금까지 다이어트는 계속 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얼굴말고

마음이, 삶이 둥글어지길 바라요.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