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백이십
가을 소묘
- 한글 자음 ㄱ에서 ㅎ
노태웅
그리움 깔려있는 단풍의 몸짓
나무도 무거운 짐 떨구는
다시 돌아온 빈손의 자연이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마음속 사색의 시간 보낼 때
불붙은 단풍은 능선을 넘는다
사랑의 힘 모아 정을 쌓고
이웃들의 고통 달래는 시간
주름진 얼굴 미소로 편다
첫서리 내리는 들녘
커다란 텃밭
토담집 울 너머
평범한 여인들의 바쁜 손길
향기 풍기는 가을을 담그고 있다
한글 자음 'ㄱ'부터 'ㅎ'까지 첫 글자로 가을을 표현한 시입니다. 하나하나 조각을 맞추듯 표현된 가을의 모습이 자음 순서대로 잘 배열되어 있습니다.
낙엽이 드는 풍경
가을의 시간의 흐름
사람의 가을 풍경
들과 텃밭에 사람이 어우러진 풍경
각 연이 조화롭기까지 합니다.
굳이 자음을 배열한 시인의 이런 기행(?)을 보면, 계획된 것인지, 시상이 떠오르지 않는데도 쓰려는 노력인지 궁금합니다.
시인은 시에 미쳤으므로 이해는 합니다만,
투표해 봅니다.
[투표]
1. 이것은 두 배 더 힘든 창작일까요?
2. 규칙이 있어 조금 쉬운 창작일까요?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