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백이십일
달
김윤현
한 보름은
오른쪽부터 슬슬 줄이며 산다
한 보름은
왼쪽부터 슬슬 불리며 산다
한달을 그렇게 산다
일년을 그렇게 산다
영원히 그렇게 산다
달은
좌와 우를 맺었다가 풀었다가
우와 좌를 비웠다가 채웠다가
삶이 참 둥글다
그 달빛 비친 곳에는
사람이 살고 있다
좌우가 서로 달달 볶아대며
보름달은 우리에게
이해인
사람들은
달을 보고
저마다 다른 소원을
빌고 또 빌어도
달님은 그저
그래그래
고개 끄덕이며
담백한 표정으로
응답하고 있네
둥글게 살고 싶어도
뜻대로 안 된다고
둥글게 사랑하고 싶어도
미운 사람이 자꾸 생겨서
속상하다고 푸념을 해도
달님은 그저
그래그래
고개 끄덕이며
웃기만 하네
자꾸 하늘만 쳐다보지 말고
이 땅에 살면서
조금씩 조금씩
둥근달이 되라고 하네
두 시인은 같은 말을 하고 있어요.
미워하고 편가르지 말고
보름달처럼 둥글게 같이 살아라
그러고 싶지요.
그러지 못 하는 사연, 사람마다 수만가지겠지요.
그래도 둥글게 살자했더니, 제 얼굴만 둥글어집니다.
고등학교 때, 보름달이라는 빵을 좋아했는데,
친구들이 제 얼굴도 보름달이라고 놀렸어요.
그 때부터 지금까지 다이어트는 계속 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얼굴말고
마음이, 삶이 둥글어지길 바라요.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