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백오십칠
가을의 우체국
이병률
열어놓은 우체국 문 사이로 바람이 훅 불어 들어온다
바람이 들어올 때마다
대기 번호표 기계의 센서가 감지되어 번호표가 튀어나온다
낙엽처럼 번호표가 뚝뚝 한 장씩 밀려서 떨어질 때마다
띵동 소리와 함께
우체국 담당 직원 머리 위 대기 숫자가 바뀌고
어서 오세요, 하면서 직원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가을의 우체국에 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체국에 가본지 오래 되었습니다. 편지를 나르는 우체국도 이제 많은 택배를 나르는 것으로 바뀌고 있지요.
빨간 우체통은 1993년 57,600개에서, 2004년 36,000개로, 2024년 8,000개로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이메일의 영향, 휴대용 전화(손전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겠지요.
요즘 우체국은 전기차와 드론을 도입하여 우편배송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대가 변하니, 사라지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지요. 이제는 펜팔도 하지 않겠지요.
이병률 시인이 쓴 대로 가을 우체국에 오는 사람은 없고, 우체통은 줄어들어 점점 외로워지겠지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은
수단을 바꾸어 더 빨라졌으니
마음도 빨리 전해지겠지요.
그 마음 더 깊어지기를 바래봅니다.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