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백이십칠
요가 수행자의 시
류시화
매일 아침 나는
삶에 대해 '네'라고 말하며
절한다
어둠 속에서 두려움으로 웅크렸던 몸을 펴고
미지의 하루를 향해 두 팔을 내민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대한 번뇌로
심장을 무겁게 하지 않는다
그 대신 두 발을 모으고 산처럼 서서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나의 벗이 되어 줄
호흡에 마음을 얹는다
한 다리로 서서는
내가 대지에 뿌리 내린 한 그루 나무임을,
세상이 나를 흔들기도 하지만
결국 나를 흔드는 것은 나 자신임을 지각한다
모든 행위 속에서 다만 기쁨을 유지하는 것
그때 어떤 행위도 헛되지 않음을
금잔화처럼 해에게 드리는 경배는
내 목과 정신을 똑바르게 하고
그 빛 속에서는 행복도 고뇌도 눈부시다
내가 원하는 것들이 모두
내 것일 수 없음을 나는 안다
눈물은 얼굴에 골이 패이기 전에 닦고
상실은 덧나기 전에 치료해야 함을
행위도 유희도
의식에서 피어났다가 의식으로 돌아가는 꽃들
결국 내가 넓히려 하고 늘리려 하는 것은 나의 의식
어떤 동작도 과장하거나 과시하지 않으며
사자와 뱀과 전사처럼
몸의 작은 움직임에도 자신의 전부를 담는다
모든 차원의 수행자에게
아기 자세가 최고의 자세임을 기억한다
매일 밤 나는
다시 삶에 대해 '네'라고 말하며
절한다
계획대로 이루어지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대신
계획에 없던 일을 더 많이 준비해 달라고 기도하면서
그리고 깊이 죽은 자세로 잠든다
내일 내가 살아 있다면
완전히 새로운 몸과 정신으로 깨어나기 위해
매일 아침 나는 삶에 대해 '네'라고 말하며
긍정으로 여는 하루
나무처럼 듬직한 자세로 맞는 하루
어떤 일이든 받아들일 열린 마음으로 시작하는 하루
그런 하루에 대한 시이자,
요가를 하는 자세를 표현한 시입니다.
Gemini에게 시켜 요가 자세 그림을 얻었습니다.
저도 요가를 좋아해서 몇 년 배웠었는데, 자세 하나하나 바르게 하려면 힘이 많이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몸에 편한 자세를 하게 되는데, 선생님께서 지도해 주시면 같은 자세의 강도가 훅 올라갑니다.
사자 자세는 혀를 내밀어서 소리를 내고 스트레스를 내보내는 자세입니다. 보기에는 이상할 수 있으나 시원한 자세입니다.
전사 자세는 난도가 높아서 이 자세를 하고 난 날은 유독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아기 자세입니다. 웅크리고 팔을 뻗으면 등마디마디부터 어깨가 풀리고 긴장이 완화되면서 졸립니다. 자기 전에 하면 푹 잘 수 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몸과 정신으로 깨어나기 위해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