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침검사 결과를 듣고, 그날 바로 대학병원에 초진을 예약했다. 갑상선암으로 유명한 다음 카페에서 검색하고, 몇 분의 교수님들을 추려서 가능한 빨리 진료를 볼 수 있는 분을 만나려고 했다. 자격증을 취득할 때 대학병원에서 수련을 받았었는데, 최대한 빨리 예약을 잡아 달라거나 취소 건이 있냐는 전화가 정말 수십 통 온다. 심리평가만 해도 예약이 기본적으로 두 달은 꽉 차 있다. 그래서 대학병원에 예약을 잡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오래 걸리는 일인지 알고 있었다. 그때가 3월 초쯤이었는데 전화를 해보니 역시나 6월에나 예약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병원과 병원 사이에 기관 연계 시스템에 대해 듣고 갔기 때문에 곧바로 진료협력센터를 방문했다.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1차 또는 2차 병원을 들려서 진료의뢰서를 받아 가야 한다. 그리고 개인이 대학병원의 예약을 잡기는 어렵지만, 병원에서 병원으로 환자를 연계하는 것은 예약에 우선권이 있다고 들었다. 나도 듣고 갔던지라 연계 프로그램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지만, 실제로 예약을 잡기가 더 수월했던 것 같다.
2차 병원에서 3차 병원의 협력센터로 연락을 하고, 환자의 상태에 대해 대략적으로 설명한 후에 환자가 원하는 의료진 앞으로 예약을 잡아준다. 빠르게 예약할 수 있는 날짜가 실제로 없었기 때문에 대학병원에서는 나에게 따로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하루가 지나지 않아서 연락이 왔는데, 취소 건이 있다며 3주 뒤로 예약을 잡아주셨다. 세상이 나를 괴롭히지만은 않는구나! 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감사한 마음으로 초진 날짜를 기다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