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운명인 거야!
사실 코미의 입양은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반려견 다다가 갑작스럽게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을 때였다. 당시 재직 중이던 회사의 대표님이 아기 때 구조해서 입양을 보낸 지 1년 만에 파양 된 강아지가 있다며 입양을 제안했다. 연락을 받고 SNS에서 그 강아지의 사진을 찾아봤는데, 털이 덥수룩하고 관리가 안 되어 보였지만 그런 모습마저 사랑스러웠다.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에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찍힌 사진 속 강아지가 자꾸만 신경 쓰였다. 비슷한 시기에 가족을 잃은 처지라 운명적 동질감을 느낀 것일까. 공상을 좋아하는 나는 이 강아지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 같이 살아가는 모습을 쉽게 그릴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머릿속은 코미로 가득하게 되었다.
나는 새 가족을 맞이하는 이 중대한 일을 어느 때보다 확신 있게 결정했다. 반려동물을 키울 자격이 없다며 자기혐오에 빠졌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이 아이를 행복하게 해 줄 자신이 생겼다. 왜 그런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이런 게 운명이 아닐까.
입양 심사 후 코미를 처음 만나는 날. 너무 마른 코미의 몸통을 보고 한 번 놀라고, SNS에 다 적혀있지 않았던 코미에 대한 이야기에 두 번 놀랐다. 겨우 한 살 밖에 안된 강아지가 많은 일을 겪었구나 싶어서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낯선 곳에서 씩씩하게 놀거리를 찾는 코미를 보며 금세 안심이 됐다. 어리고 작지만 보기보다 강하구나. 그렇게 코미는 나의 가족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