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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작세 Dec 05. 2020

마음껏 눈물을 흘리자 1

들어가는 말

웃는 것과 우는 것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를 물어본다면 대부분은 웃는 것을 선택할 것입니다.

'웃으면 복이 와요'라는 코미디 프로그램도 있었듯이 웃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말들이 많지만,

눈물을 흘리며 우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어릴 때 아침에 울었다가 엄마에게 혼난 적이 있습니다. 아침에 울면 재수가 없다고.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우리는 너무나 울음을 억압당하고 살고 있는 것이지요.


요즘에는 아기가 태어날 때 고통 없이 태어나도록 

분만 환경을 엄마의 자궁 내 환경과 유사하게 만들어줌으로써 아기가 울지 않고도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기가 태어나면서 울음을 터뜨리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어야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났다고 안심을 하게 됩니다.

아기는 엄마의 뱃속에 있는 동안 폐로 호흡을 하지 않습니다. 양수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지요.

영양분과 산소는 탯줄을 통해 공급받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우는 것은 생애 최초로 폐호흡을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아기가 울지 않으면 엉덩이를 때려서라도 울게 합니다. 

이것을 폭력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만약 아이가 폐호흡을 하지 않는다면 

불행한 일이 생길 수 있기에 대부분의 아기들은 이 정도의 아픔을 감수합니다.   


아기가 태어날 때 우는 이유에 대하여 

셰익스피어는 "바보들이 세상에 강제로 떠밀려 나오는 것이 서러워서 운다" 고 했고,     

연암 박지원은 "막히고 답답하고 캄캄한 어머니의 뱃속에서 갑자기 넓고 밝으며 후련한 곳으로 터져 나왔을 때 어찌 소리를 지르지 않고 견딜 수 있으며, 그 절규가 울음일 따름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아기가 이런 생각을 하며 울리는 없지만, 나름대로 자신의 관점에서 해석을 한 것이겠지요.

우리가 태어날 때 상황을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하니 왜 울었는지 전혀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 한 가지는

우리가 우렁차게 울었을 때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은 아주 기뻐했었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인생은 울면서 시작했다가 우리를 사랑하던 사람들을 울게 하면서 마치게 됩니다.

살아가면서 울 일은 아주 많습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울게 됩니다.

아기가 울음을 터뜨림으로써  새로운 호흡을 시작하였듯이 

삶에 있어서 운다는 것은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박장대소를 할지라도 마음이 제대로 후련해지지는 않습니다.  

마음이 너무너무 힘들 때 웃음치료를 한다고 강제로 웃게 한다면, 

그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럴 때는 큰 소리로 엉엉 울어야만 합니다.  지칠 때까지 목이 터져라고 울어야만 합니다.

숨죽여서 울면 안 됩니다. 울음을 삼켜서도 안됩니다. 눈물 콧물 줄줄 흘리면서 마냥 울어야만 합니다.

우는 것은 부끄러운 일도 아니요, 재수 없는 것도 아니요, 인생을 망하게 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고통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며,  삶에 대한 의지이며, 인생을 재정립하는 원동력입니다.


자신이 얼마나 힘든 지를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숨죽여 울다가 삶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일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이 있습니까.

세상에 태어날 때 벌거벗겨진 상태에서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우렁차게 울었듯이, 

배고플 때, 기저귀에 똥을 쌌을 때, 엄마가 젖을 주다가 떼어놓았을 때, 엄마가 보이지 않을 때, 

아빠가 보는 앞에서 넘어졌을 때 단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엉엉 울었듯이

우리는 과감하게 울어야만 합니다.

그냥 우는 것이 아니라 잘 울어야만 합니다.

눈에서 뚝뚝 떨어지는 눈물에 우리의 고통을 모두 실어서 밖으로 내보내야만 합니다.

하염없이 흘러나오는 눈물에 우리의 기쁨을 담아서 함께 나누어야만 합니다.


우리는 눈물이 넘치는 사람이 되어야만 합니다. 


눈물이 없는 사람은 사람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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