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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한솔 Sep 14. 2023

<창경궁> 힐링 탐방기 3편

함양문~자경전 터~풍기대~영춘헌과 집복헌~춘당지~대온실~관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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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정전 연지를 건너 계단을 오르면 창덕궁으로 통하는 함양문과 내전을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길이 나온다.







11. 함양문, 자경전 터, 풍기대

계단 위 바로 왼쪽에 함양문이, 오른쪽 언덕길로 가면 우측 아래의 내전 뒤편이 내려다 보이며 좌측에는 자경전터가, 정면 끝에는 풍기대와 앙부일구가 있다.


함양문

창덕궁이 경복궁 다음으로 큰 궁궐이어서인지, 함양문 속으로 관광객들이 창경궁 보다 많아 보였다. 저 문을 통과하면 마치 동화 속 새로운 세상이 나올 건만 같은 기대감이 들기도 했다. 요금은 동일하게 내고 들어가긴 하지민, 일타쌍피 탐밤이 가능하다. 단, 창경궁을 쉬엄쉬엄 보는데 두 시간은 잡아야 하기에 하루에 다 방문하실 계획이라면 반나절 이상의 시간적 여유를 두셔야 하겠다.


언덕길과 자경전 터

자경전 터

함양문을 뒤로하고 언덕길을 걸었다. 오른쪽 낭떠러지에 나열된 석수를 보고,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통명전, 양화당의 뒷  풍경이 예뻤다. 그리고 왼쪽에는 여러 수종의 나무가 있었는데, 나무 이름 표식이 달려 있어서 수목원에 온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우측 편은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 씨가 머물렀던 자경전 터 다. 정조가 사도세자의 신주를 모신 경모궁이 위치한 언덕이 잘 보이는 높은 곳에 어머니를 위해 내전의 으뜸인 통명전보다도 더 크게 자경전을 지었단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에 장서각을 지어 박물관으로 사용되었고, 이는 1980년대에 창경궁 복원 계획으로 해체되었다. 통경전을 능가하는 규모이자, 언덕 위라 경관이 매우 뛰어났을 자경전이 그 자리에 없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


풍기대(風旗臺)와 앙부일구

영춘헌과 집복헌 뒤 언덕 위에 세워져 있으며, 대 위에 구멍을 뚫어 깃대를 꽂고 그 깃대에 기를 달아 바람의 방향과 속도를 가늠했던 관측기구. 18세기 유물로 추정되며 탁자 모양의 돌 위에 긴 팔각기둥을 세우고 넝쿨무늬를 정교하게 새겼다고 안내문에 나와있었다.  


 풍기대의 바로 왼쪽에는 차례로 17세기 후반에 제작된 앙부일구 모사품이 있었다. 말 안 해줬으면 모사품 앙부일구인 줄 몰랐을 거다. 하긴 진품이었음 둘레에 어떤 장치가 있었을 것이다. 앙부일구 바로 옆에는 돌이 있었다. 여기에 대한 별도의 설명은 없었고, 그저 특이해서 놓아둔 것이라 짐작된다.


이 지점에서 그대로 내려가면 춘당지가 보다 더 가까우나, 영춘헌과 집복헌을 보기 위해 계단 아래로 내려갔다. 계단 위에서 보는 전경이 기가 막혔다. 물론 계단 아래서 보는 전경도.



12. 영춘헌(迎春軒)과 집복헌(集福)

남향인 내전 건물인 영춘헌은 ‘봄을 맞는다’라는 뜻을 갖고 있고, 집복헌은 영춘헌의 서쪽 방향에 5칸으로 연결된 서행각이다. 이 건물들의 창건 연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1830년(순조 30)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834년(순조 34)에 재건되었다. 집복헌은 1735년(영조 11) 1월에 사도세자, 1790년(정조 14)에 6월 순조가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영춘헌은 정조가 즉위 후 자주 머물렀던 장소이자 1800년 49세의 나이로 승하한 곳이다. 정조는 영춘헌을 독서실 겸 집무실로 이용하였다.

<동궐도>에서는 두 건물이 독립된 건물로 그려졌으나 지금은 맞닿아 있다. 이렇게 나란히 있어 아늑한 공간이 연출 돼 오래 잘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바깥 창을 통해 안에 놓인 여러 전시품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집복헌
(좌) 집복헌 우측 뜰 / (우) 뒤뜰

사도 세자가 태어난 집복헌. 그 둘레를 걸으며 단아한 멋의 매력과 자연과의 조화미를 만끽했다. 특히 뒤뜰은 마치 나만의 비밀 통로와 같은 느낌이 들더라.


- 북쪽 숲길

집복헌까지 보고 나는 원점, 즉 정문 앞 옥천교 근방으로 돌아갔다. 옥천교로 물길을 따라가는 길로 춘당지에 가기 위해서였다. 홍화문 북행각의 광덕문을 통과, 물길을 따라 물 흐르는 소리 들으며 맑은 공기 마시며 그렇게 힐링의 길을 걸었다. 춘당지 생각은 잊은 채 그저 이 길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더라. 그만큼 좋았고, 행복했다.



13. 춘당지(春塘池)

춘당지는 크게 큰 연못과 작은 연못, 두 연못으로 구성돼 있다.


큰 연못

 아래쪽의 큰 연못은 원래 내농포로 국왕이 궁궐 안에서 직접 농사짓는 의식을 행했던 곳이었다. 1909년에 일본인들이 이곳에 연못을 만들었고, 1986년에 우리 전통양식에 가깝게 재조성 한 것이다. 일제가 조성한 연못으로 놀잇배를 뛰우기도 했고, 해방 이후에는 일본식 정자와 케이블카가 있었더라. 1986년 한국식 연못으로 재조성 한, 지금의 춘당지는 매우 좋다. 농경 의식을 행하던 논이 없어진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작은 연못

위쪽의 작은 연못이 원래의 춘당지로, 백련지/백련담 등으로 부른 기록도 있다고 한다. 아담했지만 큰 연못과는 또 다른 멋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팔각칠층석탑(八角七層石塔)

이 탑은 일제 강점기 이왕가박물관을 만들 때 만주(滿洲)에서 가지고 온 상인으로부터 매입하여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라마식 탑으로 중국 명나라(1470년) 때 만들어졌다는 글귀가 탑신에 들어있다. 기단은 사각형의 지대석과 팔각의 2중 기단으로 되어 있다.

춘당지를 큰 연못을 따라 왼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팔각칠층석탑이 나온다. 동글동글하니, 익숙한 모형의 석탑이 아니라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14. 대온실(大溫室)

1909년에 완공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이다. 대온실은 창덕궁에 거처하는 순종 황제를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일본인들이 창덕궁에 인접한 창경궁내에 동물원과 함께 지었다. 일본인이 설계하고 프랑스 회사가 시공하여 완성하였으며, 철골구조와 목조가 혼합된 구조체를 유리로 둘러싼 서양식 온실이다. 준공 당시에는 열대지방의 관상식물을 비롯한 희귀한 식물을 전시하였다. 1986년 창경궁 복원 이후에는 국내 자생 식물을 전시하고 있으며, 2004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몇 년 전 짧게 창경궁에 들어갔다 나왔을 때 갔던 곳이 춘당지와 대온실이다. 여기는 겨울에 눈 덮였을 때가 가장 멋스러운 곳이 아닌가 싶다. 비록, 첫 건립 배경은 마음 아프지만, 창경궁 내에서 전통 방식의 건축물이 아닌 유일한 건축물이라는 점 그리고 다채로운 식물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덕수궁의 석조전이나 미술관만큼은 아니지만, 창경궁을 찾는 요인 중 하나가 대온실의 존재라 생각한다.



15. 관덕정(觀德亭)

원래 누에를 치던 곳이었는데, 1642년(인조 20)에 활쏘기를 위한 사정(射亭)을 지어 취미정(翠微亭)이라 불렀으며, 1664년(현종 5)에 이름이 관덕정으로 바뀌었다. 관덕정 아래에는 군사들이 활쏘기나 말타기 연습을 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대온실 오른쪽 숲에 정자가 하나 보이는데 이곳이 관덕정이다. 함인정이 평지에 다른 전각들과 소나무를 벗 삼은 광경이 빛났다면, 관덕정은 자연에 둘러싸여 있는 숲 속의 정자다.


 잠시 세상과 단절하고 싶은가?!  저 멀리 사찰까지 갈 필요 없다. 관덕정에 머무르면 된다!





기대한 것보다 두 배 이상 좋았던 창경궁 탐방 시간이었다.


전각들 그 자체도, 자연 그 자체도 좋았는데 무엇보다도  전각과 자연의 조화미가 매우 훌륭했고 인상 깊었다!


 또한 수목원과 같은 여러 수목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창경궁의 큰 매력이었다. "창경궁 나무이야기" 프로그램도 진행될 정도로 아름다운 수목을 즐길 수 일 곳이다. 수목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프로그램 참여해 보시기 바란다!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거나 좋은 시간 보내다가, 인접한 한양도성 낙산구간 혹은 이곳 창경궁에서 힐링의 시간을 보낼 것을 강력히 추천드리고 싶다.


 창경궁은 기대 이상이다!


다음 탐방 궁궐은 경복궁이다.


https://brunch.co.kr/@greatpine7/131




 <궁궐로 떠나는 힐링여행 : 창경궁> 읽고 대한 배경지식 쌓으면 훨씬 더 재미있는 궁궐 탐방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필자의 저서 <한양도성으로 떠나는 힐링여행>을 본 다음 꼭 한양도성 가서 행복 가득 힐링의 시간 보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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