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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한솔 Oct 05. 2023

<경복궁> 힐링 탐방기 1편

광화문~흥례문~영제교~근정문~근정전~사정전~강녕전

<궁궐로 떠나는 힐링여행 : 경복궁> 책 읽고, 경복궁 탐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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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과 창경궁에 이은 3번째 탐방 궁궐은 바로, 경복궁이다! 경희궁 제외, 규모가 작은 궁궐 순으로 탐방 계획을 세웠는데 왜 창덕궁이 아니라 경복궁을 먼저 방문했을까?! 알고 보니 창덕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궁궐로, 궁궐의 기능도 가장 오랜 기간 했더라. 반면 경복궁은 이름값에 비해서는 주 궁궐로의 기능이 길지 않았고, 건축물들도 흥선대원군 집권 시 혹은 비교적 근래에 복원된 것이 대다수였다. 그래서 창덕궁을 좀 더 나중에 보기로 하고, 국내 유적 통틀어 가장 유명한 경복궁을 먼저 탐방했다.


 그런데 전각(궁궐 건축물)이 이렇게나 많을 줄이야. 아주 세세히 본 것이 아닌데도 9시에 들어가서 14시 30분경 나왔다. 자세히 다 보려면 2박 3일 걸린다는 게 그럴듯한 이야기였다. 안내 리플릿에서조차도 일부 밖에 담겨 있지 않아  <경복궁으로 떠나는 힐링여행> 도서를 읽고 간 것이 탐방에 큰 도움이 되었으니 꼭 읽어보시고 탐방하시길 추천드린다. 아래에서는 분량을 줄이고자, 최대한 간략하게 나누도록 하겠다.


경복궁(景福宮)은 1395년에 창건된 조선왕조의 법궁(왕이 거처하는 궁궐 가운데 으뜸이 되는 궁궐)이다. 정도전이 지은 '경복'이란 이름에는 '새 왕조가 큰 복을 누려 번영할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선조 25년(1592) 임진왜란으로 전소돼 270여 년간 복구되지 못하다가 고종 4년(1867) 흥선대원군의 주도로 중건되었다. 당시 경복궁에는 왕과 관리들이 업무를 보던 외전과 궐내각사들, 왕과 왕비 및 궁인들의 생활을 위한 전각들, 휴식을 위한 정원 등 500여 동의 건물들이 조성되었다. 일제강점기 때 훼손되었고, 1915년 조선물산공진회를 개최한다는 구실로 90% 이상의 전각이 헐렸다. 1990년부터 본격적인 복원사업을 추진해 옛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하고 경복궁의 본래 모습으로 복원하고 있다.







1. 경복궁의 대문 : 광화문, 건춘문, 영추문, 신무문


남문인 광화문 외 동문, 서문, 북문은 사실 본적조차 없었고 모두 남아 있는지 조차도 몰랐었는데, 네 개의 대문은 모두 남아 있었다!


광화문(光化門)

새롭게 조성된 월대와 광화문

경복궁의 정문 광화문은 숭례문, 흥인지문과 함께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문이 아닐까!? 중층으로 된 문루를 받치는 기단석축이 세 개의 홍예문으로 이루어져 있는 등 조선의 첫 법궁에 해당하는 경복궁의 정문인 만큼, 그 격에 맞는 모습을 하고 있다. 덕수궁 대한문 앞 월대(넓은 기단 형식의 대)가 올해 완공된 바 있는데, 경복궁의 월대도 조만간 완공될 것이라 한다(현재 완공). 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위치를 옮기고, 다른 위치로 자리 잡는 등 이런저런 시런을 겪었던 광화문이 월대 복원과 함께 웅장한 모습으로, 이제는 한 자리에서 오래도록 있기를 바란다.


동십자각(東十字閣), 건춘문(建春門)

동십자각 / 건춘문


광화문 월대 공사로 동문 입구로 출입해야 했는데 가는 길에 동십자각을 보았고, 기왕 동쪽으로 간 김에 동문인 건춘문도 보고 들어갔다. 광화문과 이어지는 궁장(궁궐의 담벼락)의 양끝에는 동십자각과 서십자각이 있었으며, 이는 성벽 위 모서리에 지은 누각이다. 알다시피 서십자각은 아예 없어졌고, 동십자각은 담벼락과 분리돼 지금은 사방으로 도로가 나있다. 외딴섬 같은 모습으로. 언젠가 동-서 십자각이 원래 위치로 복원되었으면 좋겠다.


동십자각을 지나 동쪽 담벼락을 따라 조금 더 가니, '봄을 세우다'라는 뜻의 경복궁의 동문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동문이라고 해서, 규모가 작고 허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예상밖이었다. 정문이 아님에도 한양도성의 성문이 떠오를 정도로 위엄 있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영추문(迎秋門), 신무문(神武門)

영추문 / 신무문

 경복궁 내부에 입장한 후에는, '가을을 맞이한다'는 뜻을 가진 서문 영추문의 안쪽 모습과 청와대 인근에 있는 '신묘하게 뛰어난 무용'을 의미하는 북문 신무문도 이번에 처음으로 보았다. 후에 신무문은 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 바깥쪽 현판이 있는 정면 모습도 보았다. 남아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인데, 건춘문을 봤을 때와 마찬가지로 조선의 법궁에 걸맞은 기품 있는 모습이라 기쁜 마음도 들었다.



2. 근정전 가는 길 : 흥례문, 영제교, 근정문

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까지는 총 세 개의 대문을 거쳐야 한다. 첫 번째로는 광화문, 다음으로는 흥례문과 근정문이다.

흥례문 / 영제교와 근정문 / 근정문

'예를 일으킨다'는 뜻의 흥례문은. 뒤에 나오는 근정문도 마찬가지이지만 붉은 띠 안의 검정 배경의 금색 글귀의 현판이, 알록달록한 색색의 단청, 3개의 문과 양 옆으로 이어진 행각. 그야말로 화려했다. 나를 대접해주고 있다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문을 통과하면 근정문과 함께 그 앞의 영제교가 보인다. 덕수궁, 창경궁 등에서 이미 봤듯이 궁궐 앞에 다리가 있는 것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이다. 그리고 역시 책을 안 읽었다면 그냥 10초 컷으로 지나갔을 부분인데, 책 속에서 본 영제천 양쪽 석축에 붙어있는 네 마리의 돌짐승을 유의 깊게 보았다.

 

이를 천록이라고 하는데, 천록은 <후한서>에 나오는 상상의 동물로 몸에 비늘이 덮여 있고 외뿔이 달렸으며,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능력을 지녔다고 한다. 그런데 마치 메롱하는 듯한, 한 천록의 모습은 너무 귀여웠다. 귀여우라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물길을 타고 궁으로 진입하려는 나쁜 기운을 경계하기 위해 있는 것이란다.


영제천 건너의 근정문은 화려한 흥례문을 볼 때의 느낌과 유사했다. 다만, 영제교에서부터 이어져 오는 세 가지 길, 즉 삼도가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근정문 사이로 근정전이 보여서 어서 통과했다.



3. 근정전(勤政殿) : 정전

경복궁의 정전. 근정이란 '천하의 일을 부지런히 하여 잘 다스리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가장 화려하고 권위 있는 경복궁을 대표하는 상징적 건물이다. 왕의 즉위식이나 문무백관의 조회, 과거 및 외국 사절의 접견 등 국가의 공식 행사를 치르던 곳이란다. 임진왜란으로 전소된 이후 1867년에 중건했다. 사실 둘러볼 것이 너무 많아서 나는 근정전과 그 주변부를 세세히 보지는 않았지만, 제대로 보려면 한참을 봐야 할 정도로 볼거리가 많다.


호랑이 / 닭
<궁궐로 떠나는 힐링여행 : 경복궁> 102~103p

근정전 상월대의 동서남북 계단의 문로주(엄지기둥)에 사방위신이 한 쌍식, 상하월대를 돌아가며 개와 돼지를 제외한 12 지신 조각도 있다. 나는 호랑이와 닭이 인상적이었는데, 이향우 작가는 원숭이 조각이 가장 압권이라고 꼽는 등 사람마다 최애 픽이 다 다를 것이다. 실제로 학생들이 서로 자신만의 최애 12 지신 석수를 고르며 즐거워하는 것을 보기도 했다. 향로와 드므도 당연히 있었고, 아무쪼록 볼거리가 풍성했다.


내부 모습 / 근정전에서 본 근정문 방면의 전경

바깥에서 봤을 때는 2층집 건물로 보였는데, 내부를 살펴보니 책에서 나온 대로 정말 통층 구조더라. 층고가 높아 사진에는 못 담았는데 천장에 금박을 입힌 쌍룡 목조각이 대단히 화려했다. 뭐, 가운데 용상을 포함해 보이는 모든 것이 다 휘황찬란하게 화려하더라.



4. 사정전(思政殿) : 편전

사정전은 왕의 집무실인 편전으로, 왕이 공식적인 업무를 처리하던 곳이다. 매일 왕을 배알 하던 약식 조회인 상참을 비롯 경연, 윤대 등 일상적인 국정운영도 이뤄졌다고 하며 근정전과 마찬가지로 1867년에 중건했다. 사정전의 내부를 들여다보니, 단연 가운데 상단의 운룡도가 이색적이어서 눈에 확 들어왔다. 집무실이어서 그런지 해시계, '앙부일구도' 사정전 앞에서 볼 수 있었다.


(좌) 천추전   /   (중) 사정전   /   (우) 만춘전

사정전의 서쪽에는 '천년의 가을'을 뜻하는 천추전이, 동쪽에는 '만년의 봄'을 뜻하는 만춘전이 있다. '만'과 '천'은 '오래고 영원하다'는 뜻을 지니며 국가의 기틀이 오래도록 지속되기를 바라는 의미라고 한다. 천추전은 세종 때 집현전 학사들이 사용했단다.

동쪽에서 바라본 사정전과 만춘전


5. 강녕전(康寧殿) : 왕의 침전

강녕전은 왕의 일상생활공간인 침전이다. 근정전과 강녕전의 중건보다 2년 빠른 1865년에 중건했으나, 1917년 화재로 소실된 창덕궁의 희정당 중건을 위해 옮겨졌다고 한다. 지금의 강녕전은 1995년 경에 복원한 것이라고.


강녕전은 용마루(건물의 지붕 중앙에 있는 주된 마루)가 없는 무량각 지붕을 하고 있으며, 월대가 드넓다는 특징이 있어 기억에 확실히 남았다. 왕의 생활공간답게 내부 공간도 굉장히 널찍했음은 물론이다.


경성전, 연생전, 응지당, 연길당, 어정

경성전  /  연생전
응지당  /  연길당
어정  /  강녕전 측면과 북측 공간


강년전의 서쪽에는 경성전이, 동쪽에는 연생전이 있는데 모두 침전이다. 또한, 경성전 뒤쪽에는 응지당이, 연생전 뒤쪽에는 연길당이 있다. 경성전을 돌아가면 임금에게 올릴 물을 긷는 우물도 있다. 이처럼 강녕전에는 전각도 많고 해서 둘러보는데 한참이나 걸렸다. 역시나 침전 공간이라는 것이 실감이 났고, 생활공간이 가장 중요하니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흠경각과 함원전

  강녕전의 서북쪽에는 흠경각과 함원전이 있다. 흠경각은 농본사회를 운영하는 왕의 역할과 연관 있는 건물로, 세종은 앙부일구 등 시계와 간의를 만들어 흠경각 일원에 설치했다. 반면 함원전은 불교 행사가 자주 열렸던 곳이다. 모두 강녕전과 마찬가지로 1995년에 복원된 건물이다.




왜 경복궁 경복궁 하는 줄 알겠더라. 굉장한 곳이었다. 경복궁 안에 숙박시설을 두고 1박 이상하며 둘러볼 수 있도록 해도 될 정도로 볼거리 및 쉴 공간이 많았다.


전체 탐방 소요 시간을 3시간으로 예상했었는데, 아주 꼼꼼히 본 게 아님에도 턱 없이 부족한 시간이더라. 혹시 경복궁 탐방을 2시간 남짓 계획하시는 분들은 모두 보기는 힘드니 동궁 쪽 혹은 북쪽의 일대의 전각은 다른 날 보는 것도 방법이겠다.


경복궁의 대문과 정전, 왕의 집무 및 생활공간 탐방까지로 1편을 마무리하고, 2편에서는 왕비와 대비, 세자를 위한 공간 등이 담긴 탐방기를 나누도록 하겠다.


https://brunch.co.kr/@greatpine7/137



보다 풍성한 창경궁 탐방을 위해 <궁궐로 떠나는 힐링여행 : 창경궁>을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그리고 힐링 끝판왕 장소, 한양도성을 오르기 전 보다 재미있는 탐방을 위해 필자의 저서 <한양도성으로 떠나는 힐링여행>을 읽으시길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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