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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애 Dec 31. 2021

2021년 마지막 강의를 끝내고 여행중입니다.

2021년 마지막 강의를 끝내고 여행 중입니다.  

   

“열심히 일한 자 떠나라!”

라고 누군가 말했죠. 일 년 동안 바쁘고 즐겁게 강의했습니다. 올해 마지막 강의를 끝낸 후 잠시 서울을 떠납니다. 늘 바다를 그리워하는 사람입니다. 시커먼 밤바다에서 울음을 토해냈던 그 바다를요.    

  

강의가 끝난 후 바로 서울고속버스터미널로 가 마산행 버스를 탔습니다. 고향으로 가는 버스는 늘 설렘을 주지요. 마산터미널에 마중 나온 남동생과 함께 그리운 어머니 품으로 달려가 폭 안겼습니다. 밤 10시 30분에 도착했는데 그때까지 저녁 식사를 하지 않고 딸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생굴과 굴전을 준비하시고요. 그 시간에 밥을 잘 먹지 않지만, 어머니와 남동생의 정성이 고마워 함께 맛나게 먹었습니다.   

  


2021년 마지막 날인 오늘은 김해에 사는 여동생이 제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왔더군요. 저와 어머니를 태우고 구복 바닷가로 갔습니다. 세 모녀는 바다 구경을 실컷 하고 ‘구이바다’라는 굴구이 전문식당에서 굴과 가리비구이를 먹고 해물 라면도 맛나게 먹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라서 더 맛났던 것 같아요. 동생의 한턱에 어머니와 저는 맛난 시간을 보낸 후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카페에 갔습니다. 저와 여동생은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카페를 자주 가지만 어머니는 아주 오랜만에 카페에 들렀을 겁니다. 한 잔에 7000원 하는 커피를 보고 눈이 동그래지진 어머니는 왜 이리 비싼 커피를 마시느냐고 놀라십니다. 저와 동생은 합창하듯 말했습니다.     

  “엄마, 커피값이 아니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값이야!”     


87세 어머니와 여동생

87세인 어머니도 젊었을 때는 분위기 있는 곳도 좋아하셨고 영화 보는 걸 좋아하셔서 문화생활을 하셨습니다. 어머니를 따라 영화관을 다녔던 기억이 생생한데 4남매를 키우시느라 당신이 좋아하는 것이 없는 듯 살아오셨기에 그런 말씀을 하신 듯합니다. 우리의 말에 어머니는 바로 수긍하셨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고 즐거운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머니를 모시고 맛집만 다닐 게 아니라 분위기 있는 카페도 다니면서 추억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엄마와 여동생


대화 중 여동생이 통영 바다를 보러 가자고 했습니다. 저는 OK라고 큰소리로 외쳤지만, 어머니는 통영 가기 전 새로 정비한 선산에 잠시 가고 싶어 하셨습니다. 선산 얘기가 나오면서 남동생까지 합류했습니다. 고성군 삼산면에 있는 선산은 통영 가는 길에 있습니다. 도로 아래쪽에 있던 선산을 도로 위쪽 산쪽으로 옮기는 작업을 했고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버들 柳(본관 문화)가 20대손부터 33대손인 우리 세대까지 잘 모셔져 있었습니다. 아름답더군요. 그 옆에 집을 짓는 중이고 그 집은 우리 자손들이 마음껏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남 고성에 있는 버들 柳(문화) 선산



2021년 마지막 날 세 모녀와 늦게 합류한 남동생은 원없이 물결치는 아름다운 겨울 바다를 바라봤고 넓은 바다의 마음처럼 우리의 마음도 활짝 열고 소통했던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곧 새해를 맞이해야 합니다. 저는 정성껏 반갑게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작가님들 새해에는 우리 함께 복 많이 짓는 한 해 되었으면 합니다.


“복 많이 지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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