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 엄마의 잠자리 그림책 육아 9

어제의 6세 둘찌 pick 잠자리 그림책!

by 릴리포레relifore

Day 25

지도 교수님과의 정기적인 논문 모임을 하고 피곤해진 엄마가 일찍 재우려고 8시에 방에 들어갔는데, 의도와 다르게 5권이나 읽게 되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전하는 것으로 시작하며. ㅎㅎㅎ 세 권을 읽고 났는데, 뭔가 만족스럽지가 않다며 서현 작가의 그림책 두 권까지 들고 왔네요.

1. 울보 나무_미야니시 타츠야의 그림체만 봐도 딱 이사람 거구나, 느낌이 옵니다.

얼마전 읽은 엄마가 정말 좋아요, 고녀석 맛있겠다 시리즈, 신기한 시리즈(신기한 씨앗가게, 신기한 우산 가게, 신기한 사탕)는 늘 강추예요.

이번에는 카토 요코와 함께 작업을 한 그림책입니다. 매일 매일 여러 이유로 우는 울보 돼지는 어느 날 울고 있는 나무를 만나게 돼요. 나무는 날마다 우는 돼지를 안타까워하며 같이 울어 주고, 그 눈물에 돼지는 흠뻑 젖게 되죠. 그리고 나서 울보 돼지와 나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성장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신기한 스토리와 함께 전해집니다.

2. 조금 다르면 안 돼?_ 이 책은 우리 세계에서 여전히 존중해주기 어려운 ‘다름’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는 그림책입니다. 그림책 속 캐릭터인 퐁퐁이들은 머리 위로 퐁!하며 작은 구름 같은 것을 만들어 내는데, 한 퐁퐁이만 슝, 하고 무지개 구름을 만들어내죠. 다른 퐁퐁이들은 그 아이를 외면하고 실의에 빠진 퐁퐁이에게 다른 친구가 나타나는데… 과연 ‘다른’ 퐁퐁이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요?

단순한 그림과 간결한 문장 속에서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림책이었습니다.

3. 세균맨과 위생 특공대_재미있는 그림체와 이야기로 아이들에게 위생에 대한 개념을 전달해 주는 그림책. 엄마 입장에서는 늘 비슷한 것 같은 스토리로 느껴지지만, 우리 둘찌는 늘 새롭게 받아들이고 좋아해요. 그리고 앞으로 더 깨끗하게 닦아야 겠다는 다짐까지 하게 되는 고마운 그림책이랍니다.

4. 간질간질_ 머리가 간지러워 머리를 긁었더니 떨어진 머리카락들이 갑자기 ‘나’들이 되었어요. 분신술을 한 것처럼 여러 명이 생긴 ‘나’들과 함께 같이 춤을 추고,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이야기인데 둘찌가 참 좋아해요.

오예, 하며 읽는 것도 좋아하고, 나들 중에 진짜 ‘나’를 찾는 것도 좋아한답니다!

5. 호라이_ 오랜만에 읽는 것 같은 호라이.

우유 알러지인 둘찌는 아직 계란 후라이를 먹어 본 적이 없어서 여느 아이들이 아주 흔하고 귀엽게 받아들일 캐릭터인 ‘호라이’를 새로운 느낌으로 받아들일 것 같아요. 그렇지만 선명하고 간결한 그림체인 캐릭터들과 간단한 어휘가 나와 둘찌가 아주 좋아하는 그림책이죠.

호라이가 밥 위에, 머리 위에, 교실에 등등 ~에로 끝나기 때문에 운율이 느껴지고, 글밥이 적어서 자꾸 스스로 읽어 보려고 하는 여섯살이랍니다. 스스로 읽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열심히 들어주고, 어려워 하는 부분만 슬쩍 읽어줘요. 가끔은 잘 읽는 것도 따라 읽어주면, ”엄마는 왜 내 말 따라해?“하며 재미있어 하죠.

*마지막에 두 권을 다시 들고 왔을 때, 내가 같은 작가의 그림책인 걸 알아? 라고 물었더니, 둘찌가 “알아, 서현!”이라고 대답해서 놀랐어요. 그리고는 “이렇게 똑같잖아.“, 하면서 캐릭터에서 노란색이 같다는 것을 찾아냈답니다. 이런 것들도 스스로 비교를 하고 있었다는 점이 신기했어요.

*어제 논문지도모임에서 교수님께 유아들에게 있어서 ‘밥상머리 대화의 중요성’에 대해 여쭤보았어요. 그랬더니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고 하셔서 놀라기도 하고,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어요. 많은 대화를 명령하듯, 캐묻듯 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고 하시면서 차라리 좋은 책 한 권을 읽어주는 것이 훨씬 관계에도, 아이 발달에도 좋을 수 있다는 팁을 전해주셨죠.

하브루타 교육 등이 사회적으로 유명해지고, 좋다고 알려지면서 시도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러나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하는 것은 과유불급과 양보다 ‘질‘이라는 것!

무엇보다 그 바탕은 아이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반드시 깔려 있어야 한답니다. 특히, 이상한 사랑의 방식과 교육의 방향을 올바르다고 착각하는 눈과 아이에게 반드시 전염되는 불안을 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Day 26

어제는 둘찌가 스스로 두 권만 골라온 걸 보니, 수요일쯤이라 피곤했던 모양이예요. 그래도 두 권 다 오랜만에 읽어서 새록새록 좋았습니다. 둘찌도 새 책을 읽는 것처럼 기억을 못하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1. 친구의 전설_이지은 작가의 팥빙수의 전설 속 눈호랑이가 이번에는 다른 전설을 가지고 돌아왔어요. 팥빙수의 전설 속 호랑이는 왜 눈호랑이가 되었을까요? 그 기원을 알 수 있는 그림책이랍니다! 호랑이와 민들레의 우정도 빛나죠. 둘찌는 오랜만에 이 책을 읽어서 그런지 하나하나의 대사들도 관심있어 했어요.

2. 오싹오싹 크레용_칼데콧상 수상 작가 에런 네이놀즈와 피터 브라운의 그림책! 오싹오싹 시리즈는 현재까지 3권이예요. 오싹오싹 당근, 오싹오싹 팬티, 그리고 이 작품. 시리즈 세 권 모두 소재와 주제도 참신하지만 흑백 그림들 속에 팬티, 당근, 크레용만 눈에 확 띄는 색을 가지고 있는 그림 자체도 신기하답니다. 세 권 모두 우리집에 소장하고 있는데, 다른 두 권은 사실 둘찌가 자주 읽었어요. 그런데 이 오싹오싹 크레용은 오랜만에 둘찌에게 뽑혔네요. 그래서 그런지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그림을 살펴 보는 것 같았답니다.

크레용을 얻은 뒤로 100점을 맞고, 그림도 아주 잘 그리게 된 토끼 재스퍼. 재스퍼는 점점 오싹오싹해지고 불안해지지만 크레용은 즐거워 보이죠. 과연 제스퍼와 크레용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요?

이 그림책은 시리즈의 다른 두 권 보다도 생각할 거리를 가지고 있는 책이었는데, 6살 둘찌에게는 제스퍼의 입장에서 크레용이 오싹한 이유가 아직은 잘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조금 더 크면 그림책의 숨은 뜻까지 파악하는 독자가 되겠죠.

‘엄마는 그 날을 기다리면서도 이 소중한 초보 독자의 시간들을 소중하게 생각할게.’

* 집에 있던 장난감도 오랜만에 꺼내 주면 새로운 것을 만난듯 잘 노는 아이들! 이건 그림책도 마찬가지랍니다. 아이가 잘 안 읽는 그림책이 꽂혀 있다면, 주기적으로 책장 순서를 바꿔 아이 눈에 잘 띄게 만들어 줘요. 그것만으로도 아이에게 뽑혀 읽힐 확률이 높아진답니다.

* 같은 작가의 그림책 속에는 보통 이 전 작품들의 캐릭터가 숨어 있어요. 오싹오싹 크레용에서도 오싹오싹 팬티와 오싹오싹 당근의 흔적을 느낄 수 있죠. 오싹오싹 크레용을 아이와 읽는다면, 이전 작캐릭터의 흔적들을 꼭 찾아서 숨은 재미를 만끽해 보는 것을 추천드려요!





Day 27

1. 모래와 나무_ 도서관에서 둘찌가 빌린 책이라 그런지, 뭔가 애착을 가지고 열심히 읽고 싶어해요. ‘내가 빌린 책 재미있지?’하며 이야기도 자주하죠. 어제도 들고 왔길래 읽어주었는데, 저번보다 느끼는 것들이 조금 더 풍부해지고, 저번에 보지 못했던 그림들을 찾아내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신기했답니다.

2. 입이 똥꼬에게_ 다른 아이가 너무 재미있다고 추천을 해 줘서 읽어본 그림책!

2008년 제14회 황금도깨비상 그림책 부문 수상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어린 아이들이 가장 재미있어하는 소재 똥, 그리고 똥꼬를 소재로 우리 사회에 하찮은 존재는 하나도 없다는 진리를 재미있게 일깨워 줍니다. 정말 어떻게 이 나이의 아이들은 꼬딱지, 똥, 똥꼬 이런 것들을 참 좋아하는지, 늘 재미있고 신기해요.

* 확실히 같은 책이라도 여러 번 읽으면, 읽을 때마다 감정과 느낌이 풍부해지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우리가 책의 내용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이미 가지고 있는 배경지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일방적으로 책의 내용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책과 내가 대화를 하듯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읽는 때에 따라 특히 시간이 지날 수록, 나이가 들 수록, 더 많은 것을 깨닫고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답니다.

* 도서관과 서점에 가서 아이 스스로 책을 골라보는 경험은 매우 중요해요. 자신이 고른 책에 대해서는 애착을 가지고 더 열심히 읽게 되는데, 그것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선택해보는 경험, 그 선택에 후회도 해보고 성취도 느껴보는 경험들이 아이의 발달과정에서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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