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이 아닌 99는 0과 같다 | 도시재생 마인드
대체로 과반수가 넘는 다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도시재생사업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도시재생에 대한 ‘바른’ 사고를 가진 주체들, 행정, 중간지원조직, 컨설팅사, 총괄코디네이터, 센터장 등 책임을 가진 사람들의 과반의 숫자는 의미가 없을 때가 많다.
경험상 위의 주체들 중 최소 한 곳은 꼭 문제가 있다. 독단적이거나 영혼(진정성)이 없거나 완장만 중요하게 여기고, 용기만 있고 무책임하여 삐그덕 거리는 상황이 형성된다. 아무리 한 명을 제외한 다수가 올바른 방향으로 이끈다고 해도 이는 사업 ‘진행’만을 의미할 뿐이지 ‘올바른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더구나 그 한 명 또는 소수가 다른 주민들을 선동할 수 있으며 힘 있는 위치의 사람들에게 유착하여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게 할 수도 있다. 다수인 다른 팀이 정말로 징굴징글하게 느껴 지치는 상황이 된다.
각 주체들은 서로 겹치는 역할이 아닌 다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 합의 협력을 통해 사업을 ‘같이 실행’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작동하지 않는 기계는 쓸모가 없듯이 하나의 부속품이 누락되어 움직이지 않는다면 아무리 나머지 것들이 제대로 되어 있어도 모두 소외받고 버려지게 된다. 나머지 것들도 작동에 기여할 수 없을 것이며 이는 도시재생사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도시재생사업에서 협의체 구성원들은 이 사업을 이끌어 가는 ‘책임’을 가진 주체들로서 ‘완전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 몇 명쯤의 소수니까 아무나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댐의 작은 구멍이 이를 무너뜨리듯 사업이 진행될수록 점점 갈등이 커져 수습할 없을 정도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신뢰를 무너트리게 된다. 한번 무너진 신뢰는 의심의 씨앗들을 낳게 되어 그나마 있던 지역 공동체를 파괴한다. 쇠퇴한 지역에 겉만 화려한 새로운 하드웨어로 옷을 입힐 수 있지만 ‘마을에 큰돈이 들어오면 공동체가 무너진다’는 통념처럼 사람과 관계는 끊어진다.
따라서 ‘바른’ 마인드를 장착한 구성원들의 100이 한 곳을 바라보도록 해야 하며 각 역할을 명확히 정하여 하나의 회사 조직처럼 사업에 참여 및 수행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소수의 사람들이 소위 깽판을 쳐 다수가 지쳐 나가지 않도록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실행 ‘팀’이 되도록 만들어한다.
거버넌스, 주민참여, 주민협의 등의 이론적 용어들을 내세워 현장에서 해결하라는 식의 공공과 전문가들의 안일한 생각도 경계해야 한다. 가슴만 뜨거워지는 거버넌스는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실행을 통해 단단해지는 지역의 어벤저스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그래서 더욱 100이 필요하다.
도시재생 ‘사업은’ 받고 써버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자) 부담’으로 투입하여 무엇을 키워야 하는 사업. 투자받아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창업’ 마인드로 임해야 한다. 지역이 소멸되어 가는 과정에서 다시 되돌 일 수 없는 기회를 준 ‘절실한 사업’이라는 점 부터 동의해고 시작해야 한다.
과반 아니 99를 모았다고 안주하지 말고 완벽한 100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발굴’하고 ‘영입’하여 완벽한 ‘팀’을 만들자. 그래야 적극적 실행이 가능하여 입만 터는 재생이 아닌 내실 있는 재생의 싹을 틔울 수 있을 것이다.
-본 글은 '도시재생 후진지 되지 않기(유룩출판, 2020)'의 내용을 수정, 정리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