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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지게 불만 제기하는 법

싫은 소리 듣기 좋게 하는 법

by 유창한 언변
어떻게 말해야 효과적일까.

 살다 보면 싫은 소리를 해야 할 때가 있다. 음식에 벌레가 나왔거나, 음식이 너무 짜거나, 맡긴 세차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처럼 분명히 불편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불평 불만은 부정적인 어감을 주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히 시정을 요청해야만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상황들이 존재한다. 문제는 어떻게 말하느냐이다.


유럽 패키지 여행을 갔을 때의 일이다. 공연장에서 술과 함께 즐기는 자리에, 가이드가 아무 설명 없이 생수를 주문해주었다. 나는 어른들과 함께한 자리라 참고 있었지만, 옆 팀의 아주머니께서 용기 있게 나섰다. “혹시 다른 음료로 변경해도 될까요?” 순간 ‘멋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지 못한 말을 대신해줬기 때문이다. '저렇게 품격 있게 불만을 제기할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만을 제기한다는 것은 꼭 무례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원하는 바를 더 잘 얻을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1. 해결 방향을 제시한다

 불만을 말할 때 가장 흔한 실수는 문제만 던져놓는 것이다. “이게 뭐예요?”, “왜 이렇게 했어요?”라는 질문은 상대방을 곧바로 방어적으로 만든다. 해결 가능한 대안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음식에 벌레가 나왔을 때는 “음식에 벌레가 있네요. 혹시 다시 만들어 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업무 상황에서는 “일을 왜 그렇게 해요?”가 아니라 “다음부터는 일정을 팀에 공유해줬으면 좋겠어요.”라고 구체적으로 요청하면 된다. 문제를 지적하는 순간에도 톤과 표정을 부드럽게 유지한다면, 갈등은 훨씬 줄어든다.


2. 협력을 요청한다

 불만을 제기하는 순간, 상대는 쉽게 방어 태세에 들어간다. 이때 “같이 해결하자”는 메시지를 주면 상황이 달라진다.


 예컨대 집안일을 두고 불만을 이야기할 때 “당신은 왜 자기만 알아!”라고 말하는 대신, “자기, 나 요즘 집안일이 너무 많은데, 혹시 저녁에 빨래 좀 도와줄 수 있을까?”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불만이 협력 요청으로 바뀌는 순간, 관계는 더욱 돈독해진다. 불필요한 갈등도 예방할 수 있다.


3. 상대를 배려하며 따뜻하게 말한다

 불만을 품격 있게 전하려면, 말투와 태도가 중요하다. 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예를 들어 “주문한 음식이 누락 됐는데, 혹시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라는 말은 문제를 해결하되,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는 방식이다. 말투에 따뜻함이 담겨 있으면, 불만은 공격이 아니라 대화로 받아들여지고, 미안해진 상대방이 당신을 한 번 더 배려하게 만든다.


4. 목적을 분명히 생각한다

 불만을 말하기 전,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이 말을 해서 내가 얻고 싶은 건 무엇일까?” 단순한 화풀이가 목적이라면 대화는 쉽게 틀어진다. 하지만 ‘더 나은 결과를 얻고 싶다’라는 의도가 분명하다면, 화풀이를 하기 전 다시 한 번 어떻게 이야기 할 지 생각해보게 된다.


 음식점에서라면 더 나은 서비스를, 가정에서는 더 공평한 역할 분담을, 회사에서는 더 효율적인 협업을 얻는 것이 목적이다. 불만은 투정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과정임을 기억해야 한다.


맺으며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관계를 깨뜨리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불만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쌓아두면, 결국 더 큰 갈등으로 터져 나온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말하느냐다.


 해결 방향을 제시하고, 협력을 요청하며,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로, 내가 무엇을 얻고 싶은지 분명히 말한다면 불만조차도 품격 있는 대화로 변할 수 있다. 고급지게 불만을 제기하는 법은 결국 나와 상대 모두를 존중하는 말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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