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도서관 연재를 시작하며
혼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이곳에 갈 때는 말이다.
누구랑 같이 가면 내 생각이 흐트러져버린다.
안 그래도 산만하고 호기심 많은 성격에 같이 가는 사람에게 신경 쓰느라
조용히 말을 걸어오는 이야기들을 놓친다.
부모님도 계시고 동생들도 남녀 두 명이나 있다.
이모 삼촌 고모 할머니 할아버지 등 가족에게 둘러싸여 어린 시절을 보냈다.
주변에 사람이 많았어도 외로웠다.
나잇대별로 생겨나는 인생에 대한 고민을 혼자 짊어져왔다.
대학시절엔
처음으로 살고 싶은 대로 살아지는 듯했는데
결국 마음이 심란해져서 학교 도서관을 찾아갔다.
당시 유명하다는 여성작가의 책을 찾아서 읽었다.
은희경, 공지영 등등...
바라던 답은 없었다.
마음이 더 공허해졌다.
외국작가로 눈을 돌렸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읽다가 말았다.
도저히 집중이 안되었다.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안으로 향하던 시선을 밖으로 돌려버렸다.
회피하는 성향인 나에게 딱 맞았다.
한 10년쯤
한 20년쯤......
내 마음을 외면한 채 살아보았다.
껍데기만 남은 채로
껍데기 같은 대화를 나누며 껍데기 같은 관계를 맺었다.
알맹이가 존재하긴 할까.
아마 맛도 없고, 어쩌면 다 썩어버렸을지도 몰라.
삶을, 꿈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다.
5살짜리 딸을 옆에 두고 오랜만에 그린 그림은
새싹이었다.
무슨 씨앗이 기특하게도 뿌리를 내렸을까
다행히도 호기심이 절망을 이겼다.
씨앗의 근원을 찾다 보니
다리는 제법 튼튼해졌고
어깨는 펴졌으며
마음이 단단해진 덕에 외로울 새가 없어졌다.
고마운 마음으로
은혜를 갚고자
혼자인 당신에게
손을 내민다.
꽉 잡아도 좋다.
보기보다 힘이 많이 세졌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