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작은 일 19화

내 편 하나만 있어도 살아지는 삶

by 권성선

“세상에 온전한 내 편 하나만 있으면 살아지는 게 인생이여.”
영화 〈계춘할망〉 속, 12년 만에 손녀를 다시 만난 계춘 할머니가
바닷가에 앉아 조용히 건넨 말이다.
그리고 한 마디 더.


“이제 내가 니 편이 되어줄 테니
너는 너 하고 싶은 대로 허고 살아라.”


그 장면을 보는 순간, 문득 내 인생에도
그렇게 말해주던 사람들이 있었는지 떠올려보았다.

나는 종종 외롭다고 느끼며 내 곁엔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언제나 조용히 곁을 지켜주던 이들이 있었다.

어릴 적 나를 안아주던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힘들 때마다 묵묵히 힘이 되어주셨던 은사님들.
별말 없이 눈빛으로 마음을 읽어주던 내 아이들.
그리고, 가끔은 말보다 조용한 존재감으로
늘 같은 자리에 있어주는 남편.

그들이 있었기에
나는 무너지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말없이 버텨낸 날들 뒤엔
작은 숨결처럼 곁을 지켜준 ‘내 편’들이 있었다.

이제는 내가 그 말을 전해주고 싶다.

“내가 네 편이 되어줄게. 너는 너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아.”


누군가에게 그 한마디가 간절할지도 모르니까.

그러니까 오늘 밤, 나도 누군가의 ‘내 편’이 되어주고 싶다.
흔들리는 마음을 조용히 감싸주는,
그림자 같은 존재로.

“온전한 내 편 하나만 있어도 살아지는 게 인생이니까.”

계춘할망.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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