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예쁘다고 말해준 아이들

by 권성선

며칠 전, 친구들이랑 놀러 나갔던 막내가 전화를 걸어왔다.

“엄마, 지금 뭐 해?”
그리고는 맑은 목소리로 조용히 말했다.
“하늘에 달이 너무 예뻐. 낮게 떠 있는데, 진짜 예뻐.”

그 순간, 나는 아이가 바라보는 하늘을 마음으로 그려보았다.
그 달이 얼마나 특별했으면
엄마에게 가장 먼저 전하고 싶었을까.
그 조용한 감탄 속에 담긴 다정함이 참 예뻤다.

문득, 오래전 큰아이가 중학생이던 시절이 떠올랐다.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다 말고 숨을 헐떡이며 걸려온 전화.
“엄마, 지금 하늘 봐. 달이 진짜 예뻐.”
그 순간도 참 따뜻했었다.

그 아이는 이제 스무 살이 넘었다.
그날의 달을 아직 기억할까?
달은 잊혔을지 몰라도,
그 달을 보며 가장 먼저 엄마를 떠올렸던 마음만은
아직 우리 사이 어딘가에 고요히 머물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지금 이 순간을 함께 보고 싶어.”
라고 말할 수 있는 마음.
그 마음은 곧 사랑이고,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는 따뜻한 흔적이 아닐까.

아이들은 참 다정하다.
일상 속 예쁜 것을 마주하면
늘 가장 먼저 엄마를 부른다.
엄마도 그 순간을 함께 기억하고 싶고,
그 마음을 꼭 안아주고 싶다고 다정하게 생각한다.

그렇게 또 한 번, 말없이 사랑이 오고 간다.

이전 21화나만 이런 거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