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9.
어제 일기 안 썼다. 오늘도 안 쓰려고 했는데, 생각해볼수록, 아무래도 쓰는 게 차라리 나을 것 같아서 쓴다. 이번 주는 이유 모르게 피곤하였다. 피곤하단 게, 그냥 잠이 좀 부족하거나 그런 것보다도, 그냥 정신적으로 피로가 누적된 느낌이랄까. 하루 종일 아이들한테 기 빨리는 게 장난이 아닌 것 같다. 어떤 느낌이냐면, 수업 중 정신 퓨즈가 끊어질 때도 있었고, 그걸 억지로 꽂아서 어떻게든 일을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는 순간의 연속일 경우, 퇴근하면 그냥 기진맥진해버려서 막 예민해지고, 일상에서 하던 일들을 손 놓아버리기까지 해버리는 것이다. 어제가 특히 그랬고, 오늘도 연속이다. 미친 금요일.
한 번 손을 놓으니 손가락 사이로 모래가 떨어지듯 다 떨어져 버렸다.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은 손바닥으로 마른세수를 하고 머리를 움켜쥔다. 멍한 상태가 지겹도록 반복된다. 주변에 있는 것들이, 평소 가치 있다고 여겼던 것들이 한낮 거적때기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자신조차 무가치하게 느껴지는데, 이런 순간순간이 사실은 굉장한 권태감을 느끼게 한다.
의미 없는 헤엄을 치는 기분이랄까.
근데 이런 기분에 휩쓸리는 건 내 손해일 뿐이다. 아무리 피곤해도, 이렇게 무너지면 안 된다. 결코 좋지 않다. 나의 뿌리, 줄기가 튼튼하지 못해서일까. 조금 더 단단한 정신력을 가져야한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기분으로 그림을 그렸을 텐데, 물론 지금도 그리고 싶지만, 감정의 해소를 그림을 통해 시켜버리는 건 작업에 대한 모독이다. 그 짓거리는 가끔씩은 허용하여도 굳이 이럴 때마다 하고 싶지 않다. 나는 그림 그 자체의 자립을 원하기 때문이다.
결국 그 어디에도 의존하지 않은 채 홀로 서야 한다는 얘기다.
정신 차리자. 잠이 오더라도. 졸릴 때마다 잠을 자면, 나는 평생 그런 사람으로 남을 것 같다. 운동도 원래 너무 힘들어서 못 할 것 같을 때부터가 시작이라고 어디선가 들었다. 엄청 피곤해도 그걸 받아드리고 계속 나아가는 게 정신 근력을 키우는 방법이 아닐까. 그렇다고 무조건 혹사해야겠다는 의미는 아니고, 무너질 때마다 무너진 상태에서 자신을 오래 방치시키는 건 결코 좋지 않다는 얘기, 무너질 때 무너진 사실을 인지, 인정하고 다시 주워서 나아가는 게 시간도 아끼고, 좋을 거란 얘기.
모른다. 이건 그냥, 정신 차리고 싶어서 쓴 글이다.
할 일이나 계속 해야겠다. 정신 차리고.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