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걷다 1 09화

페루 레일 관광열차

잉카의 옛길을 걷다 #8. After trekking

by 메이플

트레킹 마치고 다음 날.


오랜만에 침대에서 잘 자고 일어나 보니, 같은 방에 묵었던 영국친구와 한국친구는 이미 나가고 없었다. 오늘 마추픽추에 갈 예정이라고 했으니 아침 일찍 떠난 모양이었다.


아침을 먹으러 나갔는데 역시나 참 먹을 게 없었다. 호스텔은 마을 가운데를 지나가는 기찻길 옆에 있는데 그 기찻길로 기차는 가끔 지나가는 것 같았지만, 사람들이 기찻길로 다녔다. 길을 따라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건너편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서 그다지 실패할 일이 없는 컨티넨탈 스타일로 토스트, 스크램블 에그와 커피를 주문했다. 음식은 그냥 그랬다.


체크아웃을 하고 기차 시간에 맞추어 호스텔을 나서며 기차역이 어디냐고 물어보니까 마을을 지나가는 기찻길로는 로칼 기차들만 다니는 모양이고, 페루 레일의 기차역은 한참 가야 한다고 했다. 어제 갔던 온천 쪽으로 걸어 올라가 상가건물을 통과하여 기차역에 도착했다.


페루 레일 관광열차는 아구스 깔리엔테스에서 오얀땀보까지 가는데 1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 가격이 USD로 90달러였다. 페루에서 한달 가까이 여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 가격이 보통 페루 사람에게는 얼마나 비싼지를 안다. 그래서 그런지 관광열차는 외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 같았다. 관광용 기차라 창도 크고 좌석도 2열씩 마주 보고 가운데 테이블이 있는 구성이어서 어쩔 수 없이 미국에 온 가족과 같이 앉게 되었다. 그 가족은 아내의 생일 선물로 페루 여행을 하고 있다고 했다.


비싼 관광용 열차라서 그런지 음료수와 샌드위치도 주고, 가면을 쓴 사람들이 나와서 익살스러운 춤을 추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 곧이어 직원들이 알파카 옷을 입고 나와 패션쇼를 하고 옷을 즉석에서 판매했는데, 보는 것은 즐거웠지만 옷은 너무 비쌌다.


오얀땀보까지 기차로 1시간 반이 걸렸다. 오얀땀보에 내려서 근처에 있는 유적지를 찾아가다가 미국 위스콘신에 온 사람들과 일행이 되어 유적지까지 걸어가서 같이 투어 가이드를 구해서 유적지 투어를 했다.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었고, 산에 새겨진 얼굴이 인상적이었다.


투어를 마치고 미국 사람들과는 헤어지고, 쿠스코로 가는 콜렉티보 버스를 타야 하는데 표지판도 안 보이고 쿠스코보다 시골이여서 그런지 영어를 하는 사람이 없어서 콜렉티보라고 물어보면 대답을 해주는데 스페니쉬로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한참 헤맸다.


버스가 서는 정류장 표시 같은 건 없고, 시장 광장에서 버스를 타면 되는 모양이었다. 광장을 찾아가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택시가 한 대 다가와 "쿠스코 텐 솔"이라고 했다. 콜렉티보 버스값이랑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가격이라 솔깃하긴 했는데 혼자 타기가 위험한 것 같아서 안 탔다. 다른 여자가 그 택시에 타는 걸 보고 뛰어가서 합승을 했다. 합승을 해도 10솔이었지만, 그래도 혼자 타는 것보다는 안심이 되었다.


택시가 쿠스고로 들어서자, 아르마스 광장이라고 이야기 했는데, 택시 운전수는 광장이 가깝다고 하면서 어딘지도 모를 곳에 내려주고 가버렸다. 황당했지만 길을 물어 걷기 시작했고 얼마 가지 않아 낯익은 아르마스 광장이 나타났다.


#페루#아구아 깔렌테에스#오얀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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