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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I.P.O vol 1 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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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훈 Aug 30. 2023

10. 동기사랑 나라사랑

I.P.O 웹소설

오후 6시 김태산 대리와 한용수 대리가 지점밖으로 나선다

한용수 대리가 말한다 "여의도 동기들도 시원하게 함께 마시자는데 여의도로 가자"

김태산 대리가 말한다 "여의도?"

한용수 대리 "응 한호하고 위찬이가 여의도로 오라는데 좋은 정보가 있다나"

김태산 대리 "그래? 좋은 정보?"

둘은 택시를 잡아 타고 여의도로 이동한다

오후 6시 30분 여의도 한 호프집에 치킨과 골뱅이를 시키고 이한호 대리와 조위찬 대리가 앉아 있다

호프집 문을 열고 김태산 대리와 한용수 대리가 들어선다

이한호 대리가 반갑게 손을 들어 둘에게 인사한다

4명이 테이블에 둘러 앉아 생맥주를 주문한다

김태산 대리가 말한다 "야 무슨 좋은 정보길래 이 먼데까지 불러들이냐? 그냥 강남으로 나오지?"

조위찬 대리가 웃으며 말한다 "아주 빅뉴스지. 아직 공시전 정보야"

이한호 대리가 말한다 "이 친구가 니들 오면 말한다고 저러고 있어 답답해 뒤지는 줄 알았다"

일동 조위찬 대리의 입만 뚫러져라 쳐다보고 있다

마침 생맥주 4잔이 테이블에 나왔고 각자 잔을 손애 들고 조위찬 대리의 말을 기다리고 있다

조위찬 대리가 친구들을 둘러보고 생맥주 잔을 들고 "우선 목부터 좀 축이고" 건배제의를 한다

일동 영문도 모른채 잔을 들어 건배하고 한모금 마신다

잔들을 내려 놓기 무섭게 조위찬 대리를 다그친다

이한호 대리 "야 그만 뜸 들이고 말해 봐"

한용수 대리 "그래 궁금하게만 하지 말고 속 시원히 말해 봐라"

김태산 대리 "뭐야? 뭔데 특급정보라는거야"

조위찬 대리가 호프집 안을 둘러 보고 친구들 사이로 바짝 몸을 붙여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니들 금산 이라는 상장사 알지?" 조위찬 대리가 말한다

일동 안다는 표정을 지으며 "알지?"

조위찬 대리가 계속 말한다 "이번에 소외주 프로젝트로 탐방을 갔다 왔는데 오래된 굴뚝주가 신규사업을 준비하는데 이게 대단하더라구. 우리 팀에 김철호 과장이 탐방을 다녀와서 말해 준 건데 냉각캔을 개발했다지 뭐야!"

일동 "냉각캔?"

조위찬 대리가 이어 말한다 "응 캔을 야외에 갖고 나가면 금새 데워져 시원한 맛이 없잖아. 냉각캔을 사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시원한 음료를 마실 수 있다는거야. 캔을 열때 캔 밑에 있는 급속냉각물질이 캔을 얼릴만큼 차갑게 만든다네"

김태산 대리가 고개를 갸우뚱 하며 말한다 "그게 가능해?"

조위찬 대리가 김태산 대리를 보고 말한다 "우리 팀 김철호 과장이 직접 보고 왔다니까. 조만간에 공시한다고 하더라구"

한용수 대리가 말한다 "아까 장 끝나고 태산이랑 한강 공원에 캔 맥주 사가지고 갔는데 금새 데워져서 맥주가 맛이 없더라구. 그런 냉각캔이 발명되면 진짜 노벨상 깜이다"

이한호 대리가 핸드폰을 꺼내 금산 주가를 확인하며 말한다 "이거 주가가 조금씩 고개를 드는 걸 보면 뭔가 호재가 있기는 있나 보네"

일동 각자의 머리속으로 내일의 매매를 상상하며 시원하게 맥주를 들이킨다

조위찬 대리가 말한다 "니들 금산으로 수익나면 한턱 쏴야 한다"

한용수 대리가 "이게 진짜면 한우고기 쏜다"

김태산 대리가 "한우고기 받고 노량진수산시장 회 쏜다"

일동 이한호 대리를 쳐다본다 이한호 대리는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난 살지 모르겠는데?"

일동 "왜?"

이한호 대리가 말한다 "그렇찮아. 금산이 샌드위치 판낼 만들던 회사인데 갑자기 냉각캔이라는 걸 발명한다는것이 이상하지 않아? 원래 하던 사업도 아니고 신규사업으로 홈런을 친 꼴인데 아무래도 작전냄새가 나"

김태산 대리가 한용수 대리와 조위찬 대리를 번갈아 보며 머리에 망치를 맞은 표정을 한다

증권시장에서 호재성 재료에 정신이 나가 이성적 판단이 마비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럴 때 묻지마 매수가 나와서 주가가 급등하곤 하지만 이렇게 테마나 재료에 휘둘려 급등한 종목들은 늘 끝이 좋지 않았다

특히 작전 세력이 시장에 퍼뜨린 소문은 이미 매집이 끝난 상태에서 추격매수하는 개인투자자들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퍼뜨리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결국 작업이 다 끝나고 이제 작전세력들이 고가에 차익실현하기 위해 호재성 재료를 퍼뜨리고 수익극대화하는 주가에 대규모 물량을 한꺼번에 던져버려 뒤늦게 추격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을 상투에 물리게 하는 전형적인 수법이었다

김태산 대리와 한용수 대리는 조위찬 대리를 보고 말한다 "야 동기를 속여? 이제 하다하다 동기 등을 쳐먹냐?"

조위찬 대리가 정색을 하며 말한다 "야 언제는 한우고기 사겠다며 나도 김철호 과장에게 들은 소리 전한것 뿐이야. 이게 작전인지 아닌지 아직 모르잖아. 진짜면 어쩔래?"

조위찬 대리의 정색을 한 말에 일동 흥분을 가라앉힌다

김태산 대리가 말한다 "그래 진짜면 한우고기도 회도 다 사야지. 하지만 작전이면 넌 뒤졌어"

조위찬 대리가 말한다 "앞으로 이러면 정보 안준다. 동기라고 생각해서 챙겨준건데 이러면 앞으로 거래 못하지"

이한호 대리가 끼어들여 말한다 "자자자 진정들 하시고.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작전주라고 하더라도지금은 주가를 끌어올릴 단계라 먹을 기회는 있을 것 같다. 우리야 먹고 나오면 되는거지 냉각캔이 성공하던 말던 무슨 상관이냐? 사업은 금산이 알아서 하는거지"

일동 서로를 번갈아 보며 웃으며 맥주잔을 들어 건배한다 

웃고 떠드는 가운데 첫잔이 다 비워지고 일동 맥주를 추가로 주문한다

김태산 대리는 작전주라는 느낌이 있지만 "금산" 주식으로 고객들의 신뢰를 다시 얻어야겠다 생각한다

여의도 술자리에서 매일 밤 이런 정보회의 겸 회식들이 많이 벌어지는데 술자리에서 증권맨들 사이에 오가는 말 중에 진짜 정보가 숨겨져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여의도 술자리에 가거든 옆자리 말을 잘 경청하라는 말도 생겨난 것이다

그렇게 1차를 하고 4명은 예전의 그 포장마차로 이동해 2차를 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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