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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w moon Sep 08. 2022

퇴사를 결심한 후

조각 모음집 07


퇴사를 마음 먹은 뒤 집에 돌아와 엄마에게 펑펑 울며 이야기했다. 퇴사하겠다고, 버티려고 했는데 도저히 못버틸 것 같다고. 엄마는 그렇게 하라고 했다. 입 밖으로 '퇴사하겠다'를 꺼내놓으니 마음이 한결 편했다. 그러면서도 불안했다. 진짜 하는건가 퇴사를? 결국 하는구나 퇴사를.


퇴사를 마음 먹고 난 후, 항상 다음주의 업무와 인간관계로 고민과 걱정을 끌어 안고 보내던 주말을 처음으로 평온하게 보냈다. 고민했던 일들, 회사 내에서의 관계들 모두 더 이상 내 것이 아님을 생각하니 차라리 편했다. 그간 너무 끙끙 앓아왔던 것 같다. 회사에서 끝내야 할 내 업무에 대한 생각을 주말까지 끌고 와 스스로를 너무 힘들게 했었다. 엄마 아빠와 한가로이 자전거를 타며 혼자 나의 미래에 대해 떠올려봤다. 퇴사 후 생활은 이 시간처럼 평화롭기만 했으면 좋겠다고,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빠와 상의하여 퇴사 통보 날짜를 정했다. 별 일 아니라며,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부모님의 응원을 받았다. 그리고 퇴사 통보의 날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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